글 수 170
은혜로운 교회, 사랑 넘치는 성도 (본문 행4:32-37)
·사죄의 말씀 "우리가 알거니와 우리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것은 죄의 몸이 멸하여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노릇하지 아니하려 함이니, 이는 죽은 자가 죄에서 벗어나 의롭다 하심을 얻었음이니라."(로마서6;6-7)
1. 오늘 우리는 주님의 피 값으로 세우신 주님의 몸, 왕십리감리교회 창립92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주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교회가 발행하는 "꽃재" 23호(1998.12. 교회창립 90주년 기념호)를 보면, 1908년 3월 김인권 전도사님이 파송되어 심판서댁 사랑방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 동대문교회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왕십리교회로 첫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왕십리 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세 가지 중요한 영적인 자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의 설립의 정신이며 동시에 교회의 비전입니다.
그 하나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감화로 세워진 교회입니다. 1902년 왕십리에 사는 최순성씨가 분만 도중 중퇴에 빠져 동대문 교회 전도부인의 소개로 동대문 여자 병원 "保救女館"에 입원치료를 받고 완치되어, 그 고마움을 치하하고 사례하려 하였으나 "이는 우리의 기술로 완치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에 의한 것이니 중태에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라"고 한 병원 측의 말씀에 감동이 되어 예수를 믿게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가 앞으로 지향해야할 선교의 소중한 방향을 암시하는 대단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랑의 실천, 세상을 향한 사랑의 섬김 말입니다.
둘째는, 전도열이 왕성한 교회로 출발한 교회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1908년 3월 김 전도사님이 파송된 때에 이미 93명의 교인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왕성한 전도의 열정이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가 전도 잘하는 교회로 소문 난 것은 이런 영적인 뿌리를 가진 교회의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구령열에 불타는 교회" 이 아름다운 영적인 전통이 오늘 우리들에게 계속 이어져서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힘있게 전도하며 선교하는 교회 본래적인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는 교회로 자리 매김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셋째, 교육하는 교회로 세워 졌습니다. 1909년 평양 남산현교회에서 열린 미감리회 제2회 조선 연회에서 벙커 선교사가 한 보고를 보면, 왕십리교회는 이미 16명의 남자들을 교육하는 왕성한 남자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당시 동대문교회의 선교지역 116개 마을 어느 곳에서도 학교를 운영하는 교회는 없었습니다. 이것 또한 우리의 선교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깨우치는 주님의 방향 제시라고 믿습니다. "교육사업"입니다. 왕십리교회 선교 100년을 준비하는 지금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는 교회 선교의 세 가지 방향을 굳게 잡고 온 교우들이 하나되어 달려가야 되겠습니다. 봉사. 선교. 교육이 그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도우심으로 앞으로 이 비전(VISION)이 구체화되고 실현되게 하실 줄 믿습니다.
2. 오늘 교회 창립 92주년을 맞는 우리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은 "은혜로운 교회 아름다운 성도들"이라는 말씀입니다. 사도행전의 예루살렘교회는 성령이 충만한 교회, 교회다운 교회였습니다. 일전에 어떤 분과 대화하는 가운데 나는 우리 왕십리교회가 사도행전적인 교회, 하나님의 역사가 오늘도 나타나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더니, 예루살렘교회보다 안디옥교회를 모델로 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사도행전적인 교회는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를 모두 포함합니다. 예루살렘교회는 처음 교회로서의 성령의 폭발적인 사역을 가능케 한 교회로서, 오늘의 세계교회를 출산하는 어머니교회로서 힘을 가진 교회였습니다. 그리고 안디옥교회는 처음으로 세계선교사로 바나바와 바울의 일행을 파송한 선교의 열정이 불타는 교회였습니다.
"은혜로운 교회 아름다운 성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오늘 본문을 봅시다. 성령의 말하게 하심을 따라 복음을 담대히 증거하며, 쉼 없이 기도하는 사도들과, 교회에 일어난 일들은 그야말로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적적인 역사 속에 박해도 있었습니다.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총동원해서 사탄은 복음의 역사를 막으려고 모든 노력을 동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령님의 역사는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박해 중에 온 교회는 열심히 모여 더욱 힘있게 기도하고, 박해받는 사도들을 위로하며 영적 힘을 뒷받침해 드리는 교회는 참으로 은혜로운 교회, 아름다운성도들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었습니다.
3.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었습니다."(행4;32) 이것은 평안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예루살렘 전체의 권력자들과 힘있는 사람들이 총동원되어 교회를 박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이것이 성령님이 하신 일입니다. 교회가 참으로 성령충만하냐를 알 수 있는 첫 번째 증거는 하나됨에 있습니다. 특별히 어려움과 한란을 당할 때에 이것은 더욱 확연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성령님은 어려움을 당한 교우들을 서로 격려하게 하고 서로 기도하게 하고, 서로 사랑하게 하여 하나되게 하십니다. 사탄은 비난하고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게 하고, 당을 짓고 싸우며 분렬하게 만들어 주님의 몸된 교회를 욕되게 합니다. 하나님은 바울을 통하여 우리에게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주안에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입은 부름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이요 성령이 하나이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입었느니라.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에베소서4;1-6)
성령님은 하나되게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성령님의 하나되게 하심은 성령 받은 성도들이 힘써 지켜야할 본분입니다. 은혜로운 교회는 하나되어 서로를 사랑하는 교회입니다. 아름다운 성도들은 서로 격려하며 서로 도와주며 섬기는 사람들입니다.
4.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행4;32)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교인들 중에는 핍절(乏絶)한 자가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초대교회를 원시적인 공산 사회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공산주의 원리인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는 철학이 여기서 비롯된 것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모두가 함께 공평하게 잘 사는 세상! 꿈같은 이상적인 사회가 아닙니까? 그러나 이 원리를 따른다고 했던 공산사회는 70년 만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사도행전의 은혜로운 교회와 공산주의 사상의 차이는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형식은 유사하지만, 기독교는 사랑으로 말미암는 자발적인 헌납으로 이루어진 거룩한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강압적으로 있는 자들의 재산을 착취하여 나누어 가짐으로 말미암아 분노와 증오의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교회는 사랑의 영이신 성령의 능력으로 신앙적인 혁명으로 스스로 가난하게 살고자 하는 결단과 사랑으로 함께 나누고자 하는 정신으로 충만했습니다.
어떤 교인은 이 땅에서 의사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부와 영광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중국 선교를 위하여 자기 병원을 처분하고 온 가족이 떠나기도 함께 평신도 선교사로 떠나기도 하고, 병원의 문을 닫고 농어촌 낙도의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전도하며 헌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청지기 정신입니다.
우리 모두는 사실 하나님 앞에서 청지기로 살 따름입니다. 욥이 말한 것처럼 알몸으로 나왔다가 알몸을 가는 인생입니다. 전도서의 말씀대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입니다.(욥1;21, 전5;15) 땅에 잠간 머무는 동안보잘 것 없는 나에게 재물 얻는 능력과, 뛰어난 재능을 주셔서 영광스런 지위를 얻게 하셨으면,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아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섬김며, 봉사하며 겸손함으로 살아야할 것입니다. 또한 일생동안 뼈빠지게 일만하고, 먹지 않고 입지 않고 쓰지 않고 모아서, 자식에게 한 푼이라도 더 물려 줄려고 하지 맙시다. 자식 공부시키고 살 수 있는 기본을 만들어 주었으면 그 다음은 자신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살도록 해야 합니다. 자식에게 무엇보다 하나님을 섬기며 사는 믿음을 갖도록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바로 지도해야 합니다.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입니다. 유태인들은 어릴 때부터 철저히 말씀을 읽히고 암송시키며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줍니다. 재산이나, 자식이나 어느 것도 내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나에게 잠깐 동안 관리를 맡겼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 것인가를 기도해야 합니다.
한 때 미국이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세계 복음화에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세계도처에 수 많은 교회들을 세웠고, 또한 수 많은 학교들을 세워 후세를 신앙으로 육성하고, 많은 장학 사업으로 천국 일꾼을 양성하며, 병원을 세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어렵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보는 등 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일반 교인들의 주일 헌금으로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일생을 살만큼의 재산을 남기고 나머지를 교회에 미리 헌납하거나, 돌아가시는 교인들이 재산을 모두 교회에 헌납하는 것을 통해서 그렇게 큰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 때 한국 기독교인들 가운데 "유산 안 남기기 운동"을 전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바람직한 일입니다. 우리들 모두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돌려 드릴 줄 아는 믿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몇 년 전에 교회에서 안구기증을 함께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주일에 510명이 동참하였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끝난 다음 6시간 이전이 안구를 축출하여 시각 장애인들에게 이식 수술을 하면 그들을 보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모두 함께 동참을 했고, 내친김에 시신까지도 기증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생명을 거두시면 나의 시신은 연세대학병원에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장례식만 하고 하관식은 없을 것입니다. 일생동안 주신 육신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았으니 남은 육신이라도 이 나라의 의학 발전을 위해서 쓰여질 수 있다면 얼마나 영광이겠습니까? 은혜로운 교회는 사랑으로 서로 돕고 나누는 교회입니다. 아름다운 성도는 청지기정신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나누어주며 살 줄 아는 성도입니다.
5.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거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얻었습니다"(행4;33) 이 말씀은 하나되는 힘과, 청지기 정신으로 사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큰 권능" "큰 은혜"는 예수의 부활에 있었습니다. 죽음의 권세를 이기신 예수의 부활의 능력! 이 복음이 믿는 자들의 삶을 힘있게 만드는 근원이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죽음"이라는 것! 그것은 우리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허무의 굴레 속으로 떨어지게 하고도 남습니다. 고린도전서15장의 말씀대로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지 못하였으리라.....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바라는 것이 다만 이생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리라"(고전15;13, 19)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모든 믿는 자의 부활의 첫 열매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오늘 우리들이 왜 청지기로 바르게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하셨습니다.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요한복음5;29)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부활은 반드시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이 사실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인생을 설계하십시다. 청지기로 성실하게 살아가십시다. 주님의 몸된 교회의 하나됨을 힘써 지키며 사랑으로 섬기며 사십시다. 부활의 날에 하나님 앞에서 영광스럽게 서실 수 있도록 사십시다.
오늘 우리는 이 교회가 여기 존재함으로 믿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우리 자손들 대대로 하나님의 축복을 계승하며하며 살도록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시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크신 은혜를 생각하여, 복음의 빚을 갚는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특별히 오늘 우리들은 아직도 복음의 볼모지인 미얀마인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번역한 성서를 보내려고 합니다. 성도 여러분들의 정성이 뭇 영혼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키게 할 것입니다.
1866년 미국 상선 제네날 셔먼호를 타고 평양으로 왔다가, 우리 군사들과의 충돌로 상선이 불타고 모두가 죽어갈 때, 그 배를 타고 함께 왔던 27세의 토마스 목사가 대동강변에서 병졸 박춘권에게 목베임을 당하면서 전해준 한 권의 성경책이 이 땅의 복음의 첫 시작이 되었습니다. 박춘권은 후에 안주교회의 영수가 되었고, 그 성경책을 뜯어 벽지로 썻던 박영식의 집은 평양 최초의 교회인 널다리골 예배당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오늘 보내는 성경 한 권 한 권이 그와 같은 역사를 일으키는 기적의 봉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처음 예루살렘의 그 은혜로운 교회, 아름다운 성도들의 삶이 우리들 속에 실현되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출처/이 천 목사 설교자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