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51
이름을 예수라 하라 (본문 마1:20-21)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성탄은 하나님이 인류에게 허락하신 최대, 최고, 최귀, 최종의 선물입니다(요 3:16). 이것은 세상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자기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럼에도 이 하나님의 사랑의 선물을 거절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헤롯 왕처럼 오히려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사장들과 서기관처럼 구주의 탄생을 알고 있었지만 예수를 영접하고 경배하지는 못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마 2:1-18).
그럼에도 천군 천사들은 아기 예수의 탄생에 영광과 평화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눅 2:14). 양을 치던 목자들은 그 메시지를 받아, 가서 고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별의 인도를 받아 아기 예수께 와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면서 경배하였습니다(눅 2:15-18).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던 예루살렘의 경건한 의인 시므온은 성령의 지시를 받아, 성전에 나아오는 아기 예수를 안고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라고 찬양하였습니다(눅 2:25-35). 또 과부된 지 84년 동안이나 예루살렘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기도하던 안나는 예루살렘의 구속을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이 예수에 대하여 말하였습니다(눅 2:36-38).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본문은 천사가 마리아와 정혼한 요셉을 찾아와 현몽한 내용입니다. 천사는 요셉에게 「다윗의 자손 요셉아 네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 말라 저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고 하였습니다(마 1:20-21).
지금 요셉은 그와 정혼한 처녀 마리아가 수태를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이것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가만히 끊고자 하여 고민하면서 잠들던 중에 천사로부터 이 현몽을 받았습니다.
그 현몽 중에 받은 메시지는 ① 마리아에게 수태된 아이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는 것, ② 두려워 말고 마리아를 데려오라는 것, ③ 마리아가 낳을 아들의 이름을 ‘예수’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의 이름은 유대 사람들의 일반적인 규례대로 부모가 지어준 것이 아닙니다. 또 낳은 후에 지은 이름이 아니라 나시기 전에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하나님이 천사를 통하여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고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하나님이 그 이름을 짓는 권한을 행사하셨습니다. 세례요한의 경우도 그러하였습니다. 하나님은 특별한 신적 사역을 위한 택자들에게 그 이름을 직접 명명한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Ⅰ. 예수 탄생의 초자연성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예수는 아버지 하나님의 독생자 ‘모노게네(monogene)’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출생방식을 인간적인 생리방식에 의하지 않고, 독특한 하나님의 방법 곧 하나님의 초자연성에 의해서 출생하게 하신 것입니다. 바로 ‘성령’으로 잉태된 것입니다(마 1:20). 요셉에게 오기 전에 천사는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를 먼저 방문하였습니다. 그때는 세례요한이 어머니 엘리사벳의 복중에 있은 지 여섯 달째 되는 때였습니다(눅 1:26).
천사는 그녀에게 평강을 전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여자라고 칭찬하였습니다. 그리고 두려워 말라고 그녀를 안심시면서 영광의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눅 1:28-38).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고 하였습니다(눅 1:31). 「저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을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위를 저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에 왕 노릇 하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고 하였습니다(눅 1:32-33). 실로 엄청난 메시지였습니다. 이때 마리아는 놀라면서 천사에게 「나는 사내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라고 항변하였습니다(눅 1:34). 그 당시는 처녀가 아기를 낳으면 유대의 율법에 따라 돌에 맞아죽어야 하는 때였습니다.
이때 천사가 말하기를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으리라」고 하였습니다(눅 1:35). 그리고 덧붙이기를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하심이 없느니라」고 하였습니다(눅 1:37). 이때 마리아는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하였습니다(눅 1:38). 그리고 그 후에 그 천사는 또 요셉에게 가서 예수의 성령잉태와 출생을 알려 주었습니다.
예수의 잉태에는 보통 수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는 과정이 없었습니다. 그 대신 성령의 권능,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마리아를 덮어줌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 곧 ‘성령의 능력’이 마리아를 ‘덮으시리니’라고 하였는데, 여기 ‘덮다(ejpiskivasei)’라는 말은 성경에서 몇 가지 경우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천지창조를 나타내는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라고 한 경우입니다(창 1:2). 하나님의 성령이 공허(수면)를 덮으셨다는 말입니다. 그 결과 창조된 우주를 이끌어내셨습니다. 여기 ‘운행’이란 말이 곧 ‘덮음’입니다. 그것은 어미 새가 새끼를 까기 위해서, 혹은 돌보기 위해서 ‘계속해서 알을 품고’ 있는 상태나, 또 새끼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새끼 위를 계속해서 너풀거리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신 32:11).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능력이신 성령께서 공허(수면) 중에 운행(덮어줌)함으로 우주의 맥박이 뛰게 하였습니다. 한 시골 처녀 마리아를 덮어주심(품어주심)으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잉태된 것입니다. 또 이 말은 하나님 자신의 임재를 나타내는 구름이 성막을 덮었을 경우에도 나타납니다(출 40:34-35). 또 하나님 자신이 이스라엘의 보호를 나타낼 때 「저가 너를 그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 날개 아래 피하리로다」라고 한 경우입니다. 그 덮으심의 결과 이스라엘은 광야의 위험과 적들의 위험에서 안전했습니다(시 91:4, 140:7). 이렇게 예수의 잉태는 하나님의 능력, 곧 성령이 마리아를 덮으신 결과였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고 하심은 그의 초자연적 탄생을 알려주는 내용이었습니다.
Ⅱ. 예수 출생의 초자연적 목적성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마태복음 1장 21절에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예수 성탄의 목적성을 확실하게 하는 이름입니다. 예수(=하나님이 구원하신다)는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하시는 사명을 띠고 오셨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름이 가리키는 사명은 영광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예수’ 이름과 함께 그의 탄생을 통하여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1. 이 세상 중에 ‘자기 백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3장 1절에도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 중에 ‘자기 사람들’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 가운데도 「나는 세상에 더 있지 아니하오나 저희는 세상에 있사옵고…」라고 하였습니다(요 17:11). ‘자기 땅’에 ‘자기 백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요 1:11). 저들은 본래 아버지의 것이었다고 하였습니다(요 17:6). 그 아버지의 것인 자기 사람들을 예수에게 주시기 위하여 예수를 세상에 보내셨다고 하였습니다(요 17:7-8).
이 놀라운 사실은 바로 누가복음 15장에 나타난 잃은 양을 찾는 비유에서, 잃은 드라크마를 찾는 비유에서, 집을 나간 아들을 영접하는 비유에서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이 세상 중에 예수의 자기 백성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예수’ 이름을 통하여 알려주신 것입니다. 그 분이 자기 백성과 함께 해주시기 위하여 ‘임마누엘’이 되셨다고 하였습니다(마 1:23). 그래서 요셉과 마리아는 아들을 낳기까지 동침치 아니하다가, 아들을 낳으매 이름을 예수라 하였다고 하였습니다(마 1:25).
2. 이 세상 중에 있는 자기 백성을 구원하러 오셨다는 사실입니다.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고 하였습니다(마 1:21).
그렇다면 이 세상에 있는 자기 백성이 어떤 사람이었기에 구원이 필요했을까? 이 세상에 있는 예수의 자기 백성은 죄인이었고, 죄로 인한 사망에 빠져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마가복음 2장 17절에 「예수께서 들으시고 저희에게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고 하였습니다. 디모데전서 1장 15절에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라고 하였습니다.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심은 사망으로 말미암아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없이 하시며, 또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주려고 오셨습니다(히 2:14-15).
자기 백성을 구원하기 위하여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주기 위하여 오셨다고 하였습니다. 마가복음 10장 45절에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하였습니다. 그 자기 백성을 가리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선택받은 자’, ’언약 안에 있는 자’를 가리킵니다. 누가복음 19장 9-10절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여리고의 세리장 삭개오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본래 아브라함의 자손이었습니다. 그 아브라함의 자손이 세리장이라고 하는 직장 때문에 동족인들에게 죄인 취급, 매국노 취급을 받았습니다. 예수께서 그 사람, 아브라함의 자손인 삭개오를 찾기 위하여 여리고에 가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지금 2000년 성탄을 맞고 있습니다. 성탄은 하나님이 우리 인류에게 지고하신 축복의 선물, 영광의 선물을 내려주신 날입니다.
그 선물의 이름이 바로 ‘예수’입니다. 하나님이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그 이름의 초자연성을 알려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능력(성령)이 처녀 마리아를 품어(덮어)주신 결과로 잉태되고 출생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이름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목적적 이름, 사명적 이름이었습니다.
구별된 출생, 구별된 이름, 독특한 이름의 출생이었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능력의 덮으심을 받은 자만이 받을 수 있고, 믿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성탄입니다. 그로 말미암아 죄의 사유를 체험한 자만이 예수 이름의 존귀성, 탁월성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서 난 자들」만이 받는 축복입니다. 바로 그를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만이 누리는 하나님의 자녀된 권세입니다(요 1:12-13).
예수를 믿는 믿음의 성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예수께 드리는 감사의 성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그리고 예수를 전하는 주는 성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가 충만한 성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놀라운 은혜 / 가장 거룩하신 분이 밟았던 그 곳을 / 가장 비천한 사람이 밟고 지날지 모르네. / 바로 이것이 인간에게 계시된 놀라운 은혜 / 크리스마스의 은나팔들이 울려 퍼질 때 / 인류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었네. < by Phillips Brooks >
성탄은 예수께서 자기 백성을 구원하러 오신 영광의 날입니다. 그 분을 영접하신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출처/석원태목사 설교자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