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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진 십자가 (마가복음 15:21-24)
고난주간을 시작하는 주일에 주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고 간 시몬을 생각하며 우리들의 신앙생활을 점검하기를 바랍니다.
구레네 사람
십자가를 억지로 지고간 시몬은 구레네 사람입니다.
북아프리카의 이집트 서쪽에 위치하는 곳으로 희랍 식민지 중에서 가장 큰 것의 하나입니다. 사도행전에 여러 차례(2, 6, 11, 13장) 등장하는 구레네는 흩어진 많은 유대인의 거주지이기도 했는데 그들의 대부분은 후에 그리스도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몬은 원래 그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입니다.
시몬이 예루살렘에 온 이유는 유월절 예루살렘 순례를 위해 온 것이 확실합니다. 유대인들은 일년에 세 번 유월절, 오순절, 수장절 절기를 맞으면 예루살렘을 순례하고 싶어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이기도 했습니다(출 23:17, 34:23).
시몬도 이것을 위해 온 것입니다.
억지로 십자가를 지는 시몬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을 순례하던 유대교인이 그가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예루살렘에 소란한 가운데 죄수들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중의 한 사람, 바로 예수님에 대해 그는 특별히 눈길이 갔을지 모릅니다. 그러던 중 로마 군병이 자꾸 쓰러져 사형집행이 늦어질 것을 염려한 로마 병정에 의해 강제로 십자가를 지게 된 것입니다. 당시 로마 군인들은 이렇게 누구라도 강제로 노역에 동원할 수 있었습니다. 산상설교에서 말씀하신(마5:41)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라는 말씀의 배경입니다.
그는 예루살렘을 순례하다가 로마병정에게 재수 없게 걸렸습니다. 그래서 억지로, 죽지 못해 십자가를 졌습니다. 결코 자원하여 지게 된 십자가가 아닙니다.
십자가 사건 그 이후
마가는 이 시몬에 대해 특별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십자가와 관련한 중요한 헌신자들의 이름이 무명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나귀를 드린 사람, 비싼 향유를 부어드린 사람, 주님의 마지막 만찬을 위해 큰 다락방을 제공한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진 시몬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구체적인 신상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마태나 누가는 구레네 사람정도임을 밝히고 있습니다(마 27:32, 눅 23:26).
그러나 마가는 특별합니다.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비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라고 누구의 아버지인지 밝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렇게 아들들 이름을 밝히는 것은 아마 마가가 그들과 친근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울러 이렇게 자상한 소개를 하는 어떤 의도가 있었습니다.
로마서 16장과 연결지어 봅시다.
롬16:13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루포의 어머니는 시몬의 아내일 것입니다. 그가 바울 사도에게는 어머니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머니처럼 바울사도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고 격려가 된 것입니다. 억지로 십자가를 진 시몬이 변화된 것입니다. 그는 십자가를 지고 가서 예수님의 죽음을 구체적으로 지켜보다가 그 분을 받아들이게 되었을 것입니다.
로마 병정은 그로 하여금 억지로 지고 가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십자가 사건은 시몬을 변화시킨 것이 틀림없습니다. 무리한 추측이 아닌 것은 39절에 보면 십자가 사형 집행을 지휘하던 백부장의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예수님을 지켜보다가 이렇게 죽는 사람라면 그 분이야말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이방인으로서 최초로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도 그런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온 가족이 주님을 믿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의 아들 루포와 그 아내는 어떤 경로인지는 모르지만 바울사도가 로마서를 쓸 때 로마교회에 있었고 바울 사도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며 문안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 사건에의 동참 자체가 복이요, 그 후의 일은 그가 얼마나 큰 복을 받았는가를 보여 줍니다. 그는 재수 없게 억지로 십자가를 졌으나 그것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고 믿고 그의 가정도 예수님을 섬기는 믿음의 가정이 된 것이 분명합니다.
그 뿐 아닙니다.
사도행전에서 최초로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파송한 중요한 교회인 안디옥 교회가 어떻게 세워집니까? 사도행전 11장에 보면 구레네의 그리스도인들이 안디옥에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므로 그곳에 교회가 세워지게 됩니다. 그들이 누구이겠습니까? 바로 이 시먼이 구레네에 가서 그리스도를 전했고 그래서 예수님을 믿게 그들이 안디옥에서 전도하므로 중요한 교회가 세워진 것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이런 추측들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마가는 사도행전 12장에 나오는 가정을 교회로 개방했던 마리아의 아들이고 바나바의 조카이며 또 바울과 함께 1차 전도여행에 동참했던 사람입니다. 이런 관계 속에서 본다면 마가는 바울과 가까운 관계가 된 시몬과 그의 가족들을 잘 아는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억지로라도 기도하십시오. 억지로라도 성경 보십시오. 억지로라도 헌금하시고 억지로라도 구역예배 참석해 보고 억지로 주님의 일 하고 봉사해 보십시오.
어느 날 그것이 나로 하여금 예수님을 깊이 만나고 체험하고 그리고 복된 삶을 살게 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제자들은 어디 가고
그러면 이렇게 힘들고 지친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갈 사람이 그렇게 없었다는 말입니까? 마땅히 주님 곁에 있어야 할 제자들은 주님을 버리고 다 도망했습니다.
이렇게 제자들은 다 도망가고 엉뚱하게 지나가던 시몬이 십자가를 지고 놀라운 복을받았습니다. 시몬 베드로가 주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지 못하자 구레네 시몬이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은혜입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힘들다고, 귀찮다고, 손해 볼까봐 주님이 원하시는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남 좋은 일 시킵니다.
누군가가 그 자리를 지키다가 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놀라운 은혜를 입을 기회를 놓치지 맙시다. 내가 버리고 간 자리를 다른 사람이 채우고 그가 복 받는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게 합시다.
주님은 오늘도 십자가를 질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주님을 따르려는 사람들에게는 전공 필수과목입니다.
막8:34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주님을 따르려면 십자가를 지고 오라고 했는데 주님 따르는 사람을 찾는다는 말입니다. 십자가를 지지 않음은 주님을 따르지 않음입니다.
십자가가 무엇입니까?
선한 일이기에 손해 보더라도 그 길을 가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길이기에 불편하더라도 감당하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억지로라도 십자가에 동참합시다. 그러다보면 놀라운 은혜를 입을 것입니다. 그것은 나와 온 가족에게도 복이 될 것입니다.
출처/김관선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