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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증거 (요한일서 5:9~12)
국경일 같은 때가 되면 공동체의 화해라는 명분 아래 대사면이 이루어지곤 합니다. 법을 어겼기 때문에 사회 참여에 제한을 받던 사람들이 그 혜택을 받습니다. 언젠가는 운전자들의 벌점을 모두 지워 주는 그런 사면도 있었습니다. 간혹 “그까짓 것, 난 벌점이 얼만지 알지도 못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 앞으로 정말 새롭게 잘 해 봐야지...”하며 즐겁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정말로 큰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정치인들인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정치인들은 국민 앞에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좀 더 근신해야 할 것입니다. 처음 수사를 받을 때 그들이 어떤 태도를 보여 주었습니까? 그들은 한결같이 자기들은 죄가 없는데 정치 보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꼼짝없이 혐의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왜냐 하면 증거가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검은 돈을 받은 증거들이 분명히 밝혀졌기 때문에 더 이상 발뺌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증거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사도 요한에게 사람들이 질문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라는 증거가 뭡니까?” 매우 심각한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조건 믿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또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무조건 믿는 것도 사실은 위험합니다. 왜냐 하면 그런 믿음은 어려움에 부딪치면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사도 요한의 대답은 두 가지였습니다. 그 대답이 바로 오늘 봉독한 본문 말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직접 아들에 관하여 증언하셨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우리에게 영생을 주셨는데 그 생명은 그의 아들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많은 나라들이 재판을 함에 있어서 대체로 증거 재판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재판에서 인정되는 것은 모두 증거 능력이 있는 증거에 의한다는 엄격한 법칙입니다. 강요된 자백이나 소송 관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비밀 증거는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적인 증거만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눈에 보이는 증거만 믿는다는 말입니다. 과연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 다 믿을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따르지만...
하여간 지나치게 증거만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심지어 사랑이라든가, 이웃과의 나눔이라든가, 믿음까지도 증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예수를 구주로 믿는 믿음이라든가 성령이 주시는 내적 증거는 세상의 증거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세상을 지으신 증거를 대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역사와 하나님 나라의 실존을 증거로 보여 달라는 요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오늘 이 시대는 증거 만능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심지어 술에 취해서 공공 기물을 부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폭행을 가하고서도 경찰에 연행된 사람들이 뭐라고 우겨댑니까? “증거를 대! 증거를...” CCTV에 다 찍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발뺌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무조건 증거부터 숨기거나 없애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사법당국에서도 그런 가능성에 대비해서 인신 구속부터 시키고 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분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를 확인하려고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눈에 보이는 증거만 가지고 판단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입니다. 그 대신 하나님의 증거를 보려고 하는 믿음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증거는 과연 어떤 것입니까?
먼저 하나님께서는 율법과 선지자들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하셨습니다. 구약 성경을 가지고 그리스도를 증거하셨다는 말입니다. 사실 알고 보면 구약의 모든 말씀이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모세로부터 말라기에 이르는 많은 선지자들이 앞으로 오실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많은 선지자들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선지자 이사야였습니다. 그가 증언한 고난의 종에 대한 증거의 말씀은 참으로 놀랍게도 예수님의 생애와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53장의 말씀입니다. 그는 고운 모양도 없었고 풍채도 없은즉 보기에 흠모한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그가 우리 때문에 찔리고 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같이 입을 열지 않았다고도 증언했습니다. 그의 무덤이 악인들과 함께 있었고 그가 죽은 후에 부자와 함께 있었다고 선지자는 분명히 증언했습니다. 얼마나 분명한 증거입니까? 그러나 이 증거의 말씀도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친히 증언하신 말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예수님 위에 임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 3:17) 예수님이 천국 복음 전파를 막 시작하시려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하늘 아버지의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예수님이 십자가로 나아가셔야 할 때가 되었을 적에 다시금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제자들을 데리고 변화산에 올라가셨을 때 찬란한 모습으로 변형되신 예수님을 홀연히 빛난 구름이 덮으며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마 17:5) 하나님께서는 가장 중요한 때에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들을 수 있도록 친히 증언하셨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하나님께서는 그의 아들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영생을 주셨습니다. 이는 매우 차원이 높은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생은 하나님의 아들의 생명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님을 통해서 영생을 얻었다는 것 자체가 그 예수님이 곧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증거가 됩니다.
지난 해에 상영되었던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 내용이 아주 충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영화를 보면 사람들이 아일랜드라는 이상의 섬으로 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겨우 선택된 몇 사람만 그 섬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아일랜드란 섬은 없습니다. 때문에 선택되어 그 섬으로 간다는 것은 곧 폐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멀쩡한 사람들이 왜 폐기됩니까? 왜냐 하면 그 사람들은 복제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돈 많은 사람들이 건강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자기의 유전자를 가지고 복제 인간을 만들어서 지하 세계에 살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가입자가 심장이 아플 것 같으면 자기 복제 인간의 심장을 떼어 이식한 후 그 복제 인간은 폐기하는 것입니다. 과연 오늘 인류는 어디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습니까? 복제 양, 복제 소, 복제 개에 이어 사람을 복제하겠다고 떠들어 대는 시대를 눈앞에 두고 혹시나 영생을 믿는 우리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그분의 자녀가 되는 순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주시는 영생을 얻은 것이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증거가 됩니다. 예수님은 영생의 길을 몸소 증거하시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으나 사흘 만에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 즉 영생에 이르는 길을 걸어가는 방법을 세상에 보여 주셨습니다. 바로 이 증거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이야말로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과 그 예수님을 믿는 우리도 장차 영생을 얻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 옛날 초대교회 성도들이 왜 사도 요한에게 예수님이 그리스도시라는 증거를 대라고 했을까요? 그 당시 특히 지식인들이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셔서 구원을 베푸셨다는 사실을 수용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성도들이 혼란을 겪게 되고 믿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그 어느 때보다 믿음의 토대가 크게 흔들리고 있지 않습니까? 때문에 우리도 확실한 증거를 붙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그 아들 그리스도를 증거하셨다고... 또한 그 아들 그리스도를 통해서 영생을 우리에게 주셨다고...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어디 또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가 영생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증거는 오직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이 이미 선포하지 않았습니까?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 5:4) 오직 하나님의 증거만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세상을 이기고 장차 주님이 주시는 생명의 면류관을 상급으로 받아 쓰는 참으로 복된 여러분 모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출처/강석공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