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1
동방의 박사들처럼 (마2:1-12)
오늘은 강림절 네 번째 맞는 주일입니다.
처음 주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는 비밀스럽게 오셨습니다.
그러기에많은사람들이메시아가왔지만그것을몰랐습니다. 동방의 박사들처럼 더욱이 유대인의 랍비들은 오랫동안 선지자들의 메시아 예언의 말씀을 이미 듣고, 잘 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가 구유에 오셔 강보에 쌓여있는 예수란 것을 알 지 못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권세 높은 사람들, 그 당시에 귀족들, 그리고 돈 많이 벌어놓은 재벌들 가운데서는 구약의 예언자들이 예언한 메시아가 이렇게 낮은 마구간에 태어나리라는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특별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동방의 박사들이었습니다.
동방 박사 세 사람은 먼길을 찾아와서 예수를 만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우리들에게 동방박사들의 신앙을 본 받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동방의 박사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1. 동방의 박사들은 새로운 왕이 나타나기를 고대하며 살았습니다.
지난주일 메시아의 나타나심을 기다리며 84년간 오로지 성전을 떠나지 않고, 금식과 기도로 섬겼던 여 선지 안나와 같이, 동방의 박사들도 하늘의 별을 관찰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갈 새 왕이 나타나기를 학수 고대하면서 기다렸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밤하늘을 관찰하면서 이제나저제나 새 왕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영적 귀한 교훈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 오실 당시 세상은 로마의 지배하에 통일을 이루었던 시대였습니다.
로마의 창검(槍劍)은 무력(武力)으로 세계를 정복하였지만,
인간의 마음을 정복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과 같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은 로마의 권력은 이제 안으로 부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전쟁의 공을 세운 군왕들은 사치와 방탕한 생활을 즐겼고,
도덕적 부패는 저들의 정신 세계를 타락시켰습니다.
그러기에 로마가 망한 것은 하루아침에 망한 것이 아니라,
부패한 삶의 누적으로 결국 망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바로 이런 때를 맞추어 이 땅에 메시아 구세주를 보내었습니다.
로마의 성문이 열린 것은 밖에서 열게된 것이 아니라,
안으로부터의 열림이었다고 역사가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로마는 목욕탕 문화로 패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간 곳마다 호화로운 목욕탕시설이 갖추어 있었습니다.
지금도 성지에 가보면 그 당시 즐기던 욕실의 모자익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보았습니다. 당시 헤롯왕은 동생의 아내를 취하여 살면서 도덕적 부패의 극을 달리었습니다.
이렇게 로마는 극도로 도덕적 부패의 밤이 깊었던 때이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밤하늘을 쳐다보며 새 왕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던 것이 동방의 박사들이었습니다. 저들은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이상한 큰 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별이 새 왕이 탄생하였음을 직감하고 그 별을 따라 왔습니다.
오늘 우리들도 동방의 박사들처럼 부정과 부패가 깊은 밤같이 덮였어도,
밤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신앙적 인내와 소망을 갖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일에서든 쉽게 낙심하여서는 안되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사는 하늘나라 백성들이기 때문입니다. 제아무리 현 세상의 어두운 세력들이 극성을 부린다 해도,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온다는 확신을 갖고 살아야할 것입니다.
그러한 신앙으로 초대교회 성도들은 로마학정의 300년의 세월동안 지하 묘지에서 살면서도 굴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우리들도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사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2. 동방의 박사들은 별이 인도하는 대로 찾아 나섰습니다.
동방 박사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행동적 신앙입니다.
이상한 큰 별은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을 보고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별이 인도하는 대로 찾아 나셨습니다. 드디어 유대 땅 예루살렘까지 이르렀습니다. 저들은 오직 별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였습니다.
별이 가는 방향대로만 따라왔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 오로지 별만 보고 예루살렘에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그 별은 갑자기 살아졌습니다.
그래서 유다 왕 헤롯에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새 왕이 났음을 예고하는 별을 보고 왔으니, 그 새 왕이 어디에 있는가 라고 물었습니다. 그때 헤롯은 이 말을 듣고 심히 놀랬습니다.
본문에 보면 온 성이 요동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자기 외에 새 왕이 태어났다고 하니 얼마나 놀랠 일이겠습니까.
그리하여 동방 박사들에게 별이 나타난 사실을 자세히 묻고,
자기도 이 새 왕에게 경배하려고 하니 찾거든 알려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동방 박사들로 하여금 다른 길로 가게 하였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영적 교훈이 무엇이겠습니까?
사회가 부패해지고 악이 극에 달하면 하나님은 새로운 역사의 방향을 돌려놓으신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역사의 심판이란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생각을 초월한 하나님의 역사적 사건(God's Historical Event)들이란 것입니다.
별이 나타나게 하는 것도 하나님의 특별하신 사건이요,
그 별을 따라 머나먼 길을 따라나선 박사들로 하여금 경배하게 하는 것도 하나님의 특별한 역사 통치의 수단의 사건이란 것입니다.
우리들도 동방 박사들처럼 <말씀의 진리>를 따라 순종하는 길을 나서야 하겠습니다. 강(江)과 산(山)과 광야(廣野)들을 지나면서 오직 별만을 보고 따라 왔듯이 우리는 진리의 말씀이 가르치는 대로, 지시하는 대로, 따라 나서야 하겠습니다.
어떤 암흑한 시절에도 별은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요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그러므로 소망 중에 밤하늘에 별을 보고 따라 나서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도 밤하늘에 별을 보면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고 따라 나섰습니다.
오늘도 나의 처한 현실이 아무리 어두울지라도,
별을 보고 그 별이 인도하는 대로 따라 나셔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결국 생명의 길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말씀이 인도하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적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동방의 박사들처럼, 우리도 따라 나서야 하겠습니다.
3. 동방의 박사들은 별이 머문 곳에서 예수께 경배하고 예물을 드렸습니다.
앞서 인도하던 별이 한 곳에 와서는 머물러 섰습니다.
그 머문 곳에서 탄생한 예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별이 머문 곳은 화려한 궁전도 아니었고,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광장도 아니었습니다.
초라한 마구간이었습니다.
아무도 관심 갖지 못한 외로운 곳이었습니다.
로마 총독의 호적 하라는 명령에 따라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이미 여관방을 다 차지하였기 때문에, 요셉과 마리아는 마구간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들은 방에서 밤을 지냈지만, 우리 주님은 뉠 곳이 없어 강보에 싸서 구유 위에 눕혔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영적 교훈이 있습니다.
오늘도 별이 머문 곳은 바로 이런 곳입니다.
징글벨 소리 요란한 백화점도 아닙니다.
값비싼 화려한 파티장도 아닙니다.
술 먹고 떠들고 춤추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외진 곳, 모두가 관심밖에 내버려둔 그런 곳에 머물 것입니다.
우리도 동방의 박사들처럼 별이 머문 곳을 찾아 나셔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누워 계신 주님께 경배하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주님을 맞이하는 성탄의 올바른 준비라고 봅니다.
그런데, 오늘의 크리스천의 마음은 어떠합니까?
동방의 박사들처럼 과연 자신의 지위와 신분과 소유를 가지고 와서,
아기 예수께 경배할 수 있겠는가?
자문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지위 높은 사람들, 화려한 삶으로 흥청대는 사람들,
그리고 자기만의 성공과 출세의 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이
과연 아기 예수께 무릎을 꿇을 수 있겠는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자신들의 명예와 전문직의 권위를 다 접어 두고
아기 예수께 겸손하게 무릎을 꿇고 경배하였습니다.
작은 세상의 벼슬 때문에, 작은 세상의 명예 때문에,
작은 세상의 재물 때문에, 예수께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동방의 박사들은 그 모든 것을 다 제쳐놓고 예수께 나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값비싼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습니다.
오늘도 주님을 영접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겸손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미국의 현대시인 ?칼 센 버그? 는 22년 동안 온 정성을 쏟아 부어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존경받는 아브라함 링컨 전기를 저술한 바 있습니다.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돼 링컨을 전 세계인의 가슴속에 되살려 놓았습니다. 아브라함 링컨 전기가 출판된 뒤 한 친구가 그에게 이제부터는 무엇을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때 ?센 버그? 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아브라함 링컨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찾았지만, 이제부터는 내 자신 속에서 ?칼 센 버그? 가 어떤 사람인가 찾으려고 한다네?.....
우리 모두 한번쯤 깊이 있게 이 말을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껏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게 뛰어 온 세월을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겉 사람의 것만을 위해 동분서주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는 각자 자신을 살펴서 진정 아기 예수께 동방의 박사들처럼 가장 귀한 것을 드릴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널드? 라는 시인은 참 인간의 삶을 ?보이지 않는 땅속 지층을 흐르는 지하수?로 비유했습니다. 우리도 지하수처럼 우리의 영혼을 적시고 있는 참 자아를 우리 속에서 발견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너무도 나 아닌 다른 것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며 정력을 쏟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시 한번 내 자신이 누구인가?,
나의 영적인 생명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진지하게 살펴보는 귀한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주님을 영접하여 내 마음속에 주님을 모시고 사는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출처/김이봉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