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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32:25-32, 마20:20-28, 고전9:24-27
현대인들은 모두가 빨리빨리 병에 걸려서 벼랑끝을 향해서 질주하고 있습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과속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이 세상은 분명히 정상이 아니라는 진단과 함께 경고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그 옛날 야곱과 같이 숨가쁜 경쟁을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교훈을 얻고자 합니다.
첫째로 과속으로 질주하는 야곱을 생각해 봅시다(창27:22-23, 마20:20-28).
야곱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2등의 운명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1등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경쟁과 대결 그리고 속임수를 동원했습니다. 야곱은 태어날 때부터 형보다 먼저 태어나기 위해서 형의 발꿈치를 잡고 메어달렸고, 배고픈 형의 약점을 이용하여 1등 자리를 탈취하였습니다.
또한 연만한 가운데 눈이 어두워진 아버지를 속여서 장자의 축복을 가로채기도 하였으며, 밧담아람의 외숙부 라반의 집에서 뺏고 빼앗기는 혈투를 벌여서 두 딸들과 수호신상과 재물을 획득해서 도망쳐 나왔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장자의 명분과 많은 재산과 두 아내와 열 한 자녀까지 얻었으나, 그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앉아서 괴롭히는 근본적인 불안과 두려움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형 에서의 복수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또한 너무 빨리 획득한 명예와 재물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습니다. 야곱은 자신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용한 시간과 조용한 장소를 필요로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과속으로 질주하는 야곱의 다리를 부러뜨리심으로 제동을 거셨습니다.
둘째로 20년 세월동안 정신없이 뛰다가 유턴(U-turn)하는 야곱을 생각해 봅시다(창32:1,9)
야곱은 이제 모든 꿈을 이루었습니다. 타향살이 20년에 부모형제와 고향산천이 그리워서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밧단아람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어섰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앞만보고 달리다가도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있고, 금의환향하려는 욕망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고 개선장군과 같이 기분이 상쾌하지도 않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이 가까울수록 야곱의 마음은 두렵고 불안하기만 하였습니다. 그것은 그의 성공이 떳떳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요, 성공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쟁자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더 전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셋째로 야곱은 얍복강변에서 우선 멈춤신호등 앞에서 가던 길을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창32:24).
야곱은 어두운 밤 얍복강 나루터에서 하나님의 정지명령을 받고 하나님을 붙들고 씨름하게 되었습니다. 야곱은 자신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더 전진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였습니다. 야곱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의 세속적인 욕망이 강한 인격과 이기적인 신앙의 문제였습니다.
자신이 아직 깨어지지 않고 너무나도 인간적인 성품이 살아있었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거듭나지 않으면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힌 것입니다. 그래서 밤을 지새우면서 결사적으로 기도드렸습니다. 현대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도 하나님 앞에서 조용히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만 하겠습니다. 우리가 빨리빨리 신에 홀려서 어디론가 질주하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서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고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야만 하겠습니다.
넷째로 서행 경고 조치를 받고 절뚝거리며 천천히 걸어가는 야곱을 생각합시다(창32:25,31, 고전9:24-27).
야곱은 과속 인생을 살다가 하나님의 제동에 걸렸으며 하나님의 얼굴을 대면한 후 새 이름을 받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환도뼈를 치심으로 이제는 더 이상 달릴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혀서 절뚝거리며 천천히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과도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경제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창조 세계의 모든 생명체들의 피를 흘렸으며 환경을 훼손하였습니다. 현대 문명의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인간과 창조세계와 모든 생명체는 더욱 더 심하게 손상되고 지구촌의 수명이 단축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창조세계를 경영해 나가시는 과정 중에서 제동장치를 작동하시는 때가 많습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아무리 속도를 낼려고 질주해도 하나님께서 세계 경제를 주관하시기 때문에 특별 집단들의 계획대로 끝없이 달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브레이크를 밟으시면 경제 대국들도 두 손을 들고 항복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론.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얍복 강변 이전의 야곱이 보여 주었던 삶, 곧 경쟁적 삶의 한계를 명백히 인식하는 것만이 당면한 세계의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길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과속하는 인생, 유턴하는 인생, 우선 멈춤신호 앞에서 정지하는 인생, 서행을 생활화하는 인생을 생각해 보면서 우리의 삶의 제자리를 찾도록 노력합시다.
* 콜슨영스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11-03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