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6
김형준 교수
분노는 우리의 인격과 오랜 시간에 걸쳐 맺어왔던 인간관계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분노는 우리가 감정을 갖고 있는 한 삶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문제는 이 분노가 적절한 대상과 적당한 시간에 필요한 양만큼 발산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관계없이 지속 시간과 쏟아 붓는 양을 조절하지 못할 때 심각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반대로 이 분노를 잘 조절하고 활용할 때 기대하지 않았던 유익을 주는 긍정적인 면도 많이 있다. 그러면 우리 속에 분노가 일어날 때 파괴적인 결과를 최소화하며 긍정적이고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삼을 것인지 생각해보자. 이러한 것은 크게 분노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방법과 분노가 일어날 때에 대처하는 방법, 그리고 분노를 발산한 이후의 관리 등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1. 분노는 나쁜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필요한 것이라고 바꾸어 생각해본다. 사실 분노는 자아 가 깨어지고 부서지기 쉽거나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이 여러 가지 위협에 처해있음을 알려주는 경보음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전통이나 사회적인 통념에 의해서 부정적인 면이 너무 강조되어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는데 소홀했다. 분노는 감정의 문제이지만 사고의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
2. 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이나 사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어 본다. 우리의 분노의 원인은 높은 기대(본인은 적절하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함)에서 오는 것이 많다. 즉 기대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자신이 무시당하거나 소외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분노가 발생 할 수 있다. 따라서 기대의 기준을 낮추면 많은 도움이 된다.
3. 분노가 일어날 때 그 상황과 환경을 바꾸도록 시도해본다. 분노가 너무 커서 자제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을 때에는 시간적, 공간적 거리를 갖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바뀌고 나면 훨씬 부드러워지고 자제력도 강해진다.
4. 분노가 일어날 때에는 그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자신이 이 일로 혹은 이 사람으로 인해서 매우 짜증나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계속 억제하거나 참으려고 할 때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5. 분노가 끓어오를 때 여유를 갖는 수단이 필요하다. 즉 마음속으로 10까지 숫자를 세어본다든지 심호흡을 한다든지 단순하고 간단한 일로 그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6. 분노가 일기 시작할 때 자신이 왜 분노가 생기는지 계속 질문하고 답을 해보라. 우리가 분노하는 많은 이유는 비합리적인 이유에 근거했을 경우가 많다. 계속되는 질문은 본질을 통해서 그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길을 열어준다
7. 분노를 예방하는 길은 건강이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몸은 유기체로 정신이나 영적건강과 연결되어 있다. 피곤하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면 쉽게 분노를 내게 되는데 주로 신경질적인 분노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 쉬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8. 분노에 아직 대처할 만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자신이 쉽게 노출되기 쉬운 분노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즉 논쟁적인 것이나 경쟁 등을 피하고 자신이나 상대방을 자극하기 쉬운 것은 아무리 옳다는 판단과 현재가 그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도 미루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교회에서 목회자가 교회나 교인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설교의 적용방향 보다는 복음적이고 순수한 말씀의 설교를 하는 것이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필요 없는 장애물을 만들지 아니한다.
9. 평소에 묵은 감정들을 자주 제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람은 상한 감정이나 마음이 비록 쉽게 의식 속에서 사라진다 하더라고 그것이 무의식속에 자리 잡고 있다가 유사한 환경과 상황이 되면 파괴력을 가지고 드러나게 된다. 자신이 의식하고 깨달을 때 마다 꺼내어서 적용하고 용서하고 이해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갖는다. 이런 의미에서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분노를 조절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10. 자신이 분노를 절제하거나 통제할 수 없을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작은 분노를 쉽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쌓이면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을 한 순간에 연출하게 된다. 따라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분노를 다스리는 훈련과 분노를 쏟아놓는 연습을 상담 장면에서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분노를 원리들의 궁극적인 것은 자신을 분노하게 하는 일과의 직면하게 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피해버린다고 없어질 것 같으면 문제가 될 리도 없다. 따라서 자신을 두렵게 하는 분노를 정직하게 직면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갖추어서 분노처리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성장에 유익으로 삼고자 하는데 있다. 기도와 말씀의 묵상과 적용, 그리고 분노를 쏟아 부을 수 있는 적절한 환경 등은 분노를 조절하고 숨겨진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고 성숙해지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