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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치유목회연구소
Larry Crabb의 상담모델에 따른 중독상담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범죄함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이후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죄로 오염된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맛보며 살 수 있을까”하는 것이 중요한 삶의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떻게 탈세를 하지 않고도 부를 축적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아버지로 당당하고 떳떳하게 자녀들을 대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갑자기 찾아온 교통사고로 신체적 장애를 입고도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정말 함께 살기 싫은 시어머니와 웃는 얼굴로 살 수 있을까?” 등의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중독자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중독 대상에서 찾은 사람들이다. “당당하고 떳떳한 아버지가 되기 위하여 일에 성공하자”고 다짐을 거듭한 사람들은 일중독자가 되기 쉽고, “당당하고 떳떳한 아버지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술로 달래는” 사람들은 알코올 중독자가 되기 쉽다. 신명기 12장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겠지만, 절대로 그들의 자취를 밟거나 그 민족들의 신을 의지할 목적으로 탐구하지 말라'고 하였다. 즉,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해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고민과 갈등을 안고 살면서도, 그래서 때로는 중독의 유혹에 빠질 수 있지만, 이 세상 사람들이 의지해서 살아가는 그들의 우상이 아니라 우리 여호와 하나님께 온전하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Larry Crabb은 ‘사람들에게 어떤 과정을 거쳐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되는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모델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으며, 이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중독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측의 모델에서 첫 번째 칸의 ‘하나님을 향한 인격적인 요구'에는 1) 자신의 존재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치감)와 2) 관계에서의 안전감에 대한 욕구가 포함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누구나 ‘나는 무엇을 잘 해서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여 그 관계에서 안정감을 누리며 살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이는 분명히 타락 이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충분히 누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이후 사람들은 이 두 가지 욕구를 만족시키고 싶은 잘못된 동기로부터 자신들만의 잘못된 가정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내가 돈이 많다면…'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을 알아준다면…', ‘나를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받아들여 준다면…', 나는 충분히 내가 중요하다는 느낌과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는 분명히 장애물이 존재한다. 때로는 자신이 미치지 못할 정도의 너무 높은 목표가, 때로는 우리의 불행했던 가족 환경이나 뜻하지 않은 사건과 사고들과 같이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외부 환경이, 때로는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자신이 설정한 기본 가정에 따라 중요함과 안전감에 대한 욕구를 맛보는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그 결과 기대가 너무 높은 사람은 죄책감을, 외부 환경을 탓하는 사람은 그에 대한 분노감을,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이 모델을 중독 상담에 적용해서 생각해보겠다. 일반적으로 중독상담가들이 임상에서 가장 흔히 경험하는 성격장애에는 자기애성 성격장애, 반사회적 성격장애, 경계선 성격 장애, 그리고 편집성 성격장애가 포함된다. 먼저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이 초라하다는 느낌을 피하기 위하여 전혀 미치지 못할 만큼의 높은 삶의 목표를 설정한다. 어쩌면 이들은 목표에 닿지 못했을 때의 죄책감을 피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완벽하고, 잘 나고, 인정받고 싶어할지 모른다. 따라서 이들 가운데 능력과 운, 환경이 따라주는 사람들은 성취에 성취를 거듭하며 ‘일 중독자'가 되어간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내면의 죄책감과 실패감에 대한 고통을 다루기 위해, 또는 그것을 피하기 위해 일이 아닌 다른 것에 빠져든다. 그것이 요즈음의 컴퓨터 게임일 수도 있고, 인터넷 도박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알코올이나 약물일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좌절에 대한 핑계를 외부 환경으로 돌리는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사회가 부조리해서, 나는 자식을 돌보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잘 살수 없는 체제 밑에서 살아가니까 화가 나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믿거나 의지하거나 돌볼 수 없고, 그런 한과 울분을 풀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 마지막으로 경계선이나 편집성 성격 장애자들은 사람들에게서 ‘버려짐을 받거나',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인간 관계에 중독이 되거나,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의 인간 관계를 회피하고 그들만의 안전한 공간에 머무르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인터넷 채팅 중독이나 음란물 중독으로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타락 이후 하나님과 단절된 채 자신들이 세운 잘못된 삶의 가정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중독상담의 과정은 먼저 중독 대상으로부터 떨어지는 연습을 한 후 결국 자신의 삶에 뿌리깊이 박혀 있었던 잘못된 삶의 목표가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탐색으로 나아갈 것이다.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자신이 가진 지위나 돈, 명예에 더 연연해하며 살아오진 않았는가, 하나님만 있으면 된다고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인정과 받아들임에 일희일비하며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살펴볼 일이다. 신명기 12장과 Larry Crab의 상담모델은 우리의 이런 모습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모세는 가나안에 머물지라도 그들의 신을 탐구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Larry Crab은 그 결과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죄책감, 분노, 불안감을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거기 살면서 그와 같이 하지 않기'에 끊임없이 실패하지만 우리가 단절한 관계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주심으로 다시 회복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매일, 순간 순간 잇닿아 그에 의지하여 살아갈 때 우리는 중독의 위협을 넘어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