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71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어야겠지만
한 세상, 길고 긴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이고 싶다.
좋은생각
----------------------------------------------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한 가난한 중국인이 세례를 받기 위하여 멀리 있는 선교사를 찾아갔다. 선교사가 그녀에게 물었다.
예수님을 영접하시게 됨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어디서 복음을 듣게 되셨습니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복음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어요. 하지만 그것을 보았어요.
그리고는 같은 동네에 살던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한때 아편중독자였으며 매우 거친 기질을 갖고 있어서 동네사람들에게 온갖 행패를 부렸다. 사람들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그가 변화되기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태도가 180도 변하게 되었다. 이유인즉 예수님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분께서 자신이 그렇게 살기를 원하시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복음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복음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았습니다.
─ 「베이커 성경주석」
---------------------------------------------
이상한 금전출납부
글라라 할머니는 아주 별난 습관이 있었다. 할머니는 시장을 보러 가거나 친구의 집을 방문하거나 혹은 잠깐 외출을 하더라도 꼭 지갑 넣는 가방 속에 금전출납부를 가지고 다니면서 낱낱이 기록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이웃의 어떤 사람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할머니께 물었다.
할머니, 할머니께서 지출하신 비용은 하나도 빠짐없이 그 장부에 다 기록되어 있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이 장부에는 다만 나 자신의 편안함이나 즐거움을 찾기 위해 지출된 내용들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할머니의 편안함을 위해 지출된 것들이라니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버스를 타기 싫어서 택시를 탔다거나 혹은 몸치장을 하기 위해서 지나친 지출을 하였을 경우 그 내용을 이 장부에 적는 거예요.
그런 것들을 적어서 무얼 하시게요?
내가 나 자신의 편안함이나 즐거움을 찾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그만큼의 고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나 자신을 위해서 쓴 돈이 얼마인가를 계산한 다음 그만큼의 돈을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에 보내기 위해서 이렇게 하나하나 기록한답니다.
─ KCM모음,「이야기로 듣는 복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