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더위가 계속되던 지난 여름에 평창 수양관엘 가면 잠자리가 많아 그걸 잡아서 키우는 토종닭들의 영양보충을 시켜주곤 하였다.
도회지 잠자리보다는 덜 영악해서 잡기가 조금 수월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괜히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교회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와 마당앞 나무들을 보노라면 가느다란 가지 끝에 잠자리가 앉아 있는데 너무 힘겨워 보이고 안스러워서 측은한 마음이 들곤한다.

날개를 양 옆으로 내린채 앉아 있는걸 보니 아마도 밤새 그렇게 있었는지 지금도 피곤에 지쳐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잠자리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곧 떨어져 죽을 것 같아 보였다. 요즘은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소위 환갑이 되도 그전처럼 늙어 보이질 않아서인지 잔치를 하지않고 그냥 평소의 생일처럼 넘어가는 것이 유행인것 같다.

원래 환갑은 결혼한 자녀들이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 효심을 담아 치뤄드리는 것으로 되어 있느데 요즘은 자녀들의 결혼이 늦어져 환갑이 되어도 치러줄 자격을 갖추지 못해서 부모들이 스스로 멋쩍어서 넘어가기도 하는것 같다.

그러나 나는 반드시 환갑을 성도들과 자녀들과 함께 하나님앞에 감사예배를 꼭 드릴려고 한다. 내 나이 쉰이 넘으면서부터 연세드신 분들의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고 이 세상에서 육십이 넘어 그 이상을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 소중하고 귀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는 목회를 하면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보면서 그때마다 안타까운 맘으로 장례를 집례하곤 하였다.
지금도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렇지 얼마나 많은 젊은 사람들이 환갑도 못살고 세상을 떠나는지 모른다.
나는 그 이후부터 오래사신 분들을 존경하게 되었으며 그 분들의 삶의 애환과 수고를 이해하게 되었다.

힘겨워 지친듯 새벽이슬을 맞으며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잠자리를 보면서 지금 연세드신 분들과 장래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만히 속삭였다. ‘얘, 잠자리야, 힘드니? 지난 여름동안 용케도 잘 살아남았구나. 수고했다. 힘내.......!’ ‘사랑하는 우리 교회 어르신들 힘내십시오 아직 제가 환갑은 안되었지만 어르신들의 삶의 수고를 조금 이해하기에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오! 주여

교회 연세드신 분들을 축복해 주시고

건강으로 붙들어 주시옵소서 (주후이천십년 구월 셋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