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교회 언론회 창립 10주년 기념예배때 들은 설교 중에 특별히 기억 나는 말씀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따끈따끈한 차(茶)드세요’하는 장사꾼의 소리를 듣고 사 마시게 되었는데 막상 마셔보니 차가운 차(茶)였다.‘왜 이렇게 차가 차가우냐? 나는 당신이 따끈 따끈한 차를 판다고 해서 마셨는데’ 하며 항의를 하자 그 장사꾼 왈 ‘제가 팔고 있는 차의 이름이 따끈따끈한 차랍니다’ 하더라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파는 차의 이름은 따끈따끈한 차였지만 그 차는 차가운 차였던 것이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 이름은 기독교인이지만 삶은 불신자처럼 사는 사람, 이름은 교회지만 하는 일은 세상과 똑같은 일을 하는 교회, 이름은 거룩한 의미의 성도지만 삶은 각종 더러움 속에 사는 성도들을 풍자하는 예화의 말씀이었다.

그 설교자는, 우리 한국 기독교안에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는 많은 기관이 있지만 하는 일은 전혀 엉뚱한 일을 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10년동안 몸과 시간과 물질을 드려서 한국교회를 위하여 순수한 마음으로 헌신한 기관임을 칭찬하면서 하신 말씀이었다.

나는 그 분의 설교를 들으면서 그 분이 무슨 의미로 그와같은 설교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특히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는 목회자들을 향해 하시는 말씀임을 눈치채는 것은 바보 아니고서야 누구나 알수 있는 말씀이었다.

아니 이 말은 예수님을 믿는 모든 크리스챤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순간에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인 하나님의 자녀라는 신분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 순간부터 우리의 모든 삶의 기준과 지침은 오직 주의 말씀과 계명이며 우리의 삶은 오직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영화롭게 해 드려야 한다.

그런데 말과 이론으론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삶속에 실천하기는 커녕 불신자나 세상의 단체나 모임처럼 살아가는 이율배반적이고 표리부동한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운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문득 두려운 마음이 든다. 혹시 나도 남의 눈에 그런 사람으로 비쳐지고 있지 않은지 두렵다.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아날찌라도 오직 상 얻는 자는 하나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얻도록 이같이 달음질 하라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 하나니 저희는 썩을 면류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것을 얻고자 하노라 그러므로 내가 달음질을 향방없이 하지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것 같이 아니하여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기가 도리어 버림이 될까 두려워 함이로다(고전9:24~ 27)

오! 주여

표리부동하지 않게 하소서 (추후 이천십년 다섯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