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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꾸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것도 많아진다.
이러다 치매라도 오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뇌를 잘 이해하면 기억력을 보존할 수 있는 해답이 보인다.

뇌 양쪽에 있는 ‘해마’가 핵심 키워드.
직경 1cm, 길이 10cm 정도의 오이처럼 굽은 2개의 해마에는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모두 저장된다.


하지만 해마의 뇌 신경세포는
태어 나는 순간부터 조금씩 파괴되기 시작해, 20세 이후엔
그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1시간에 약 3600개의 기억 세포들이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 속도를 늦출 방법은 있다.



1. 뇌 혈류 증가, 걷기
미국 일리노이대 의대 연구팀이 평균적인
뇌 크기를 가진 사람 210명에게 1회 1시간씩, 1주일에 3회
빨리 걷기를 시키고, 3개월 뒤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의 활동
상태를 조사 했더니, 자신의 연령대 보다 평균 세 살 어린
활동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걷기 운동을 하면 운동
경추가 자극돼 뇌 혈류가 두 배로 증가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동영 교수는 “혈류 공급이 원활하면
뇌세포를 죽이는 호르몬이 줄어 뇌가 훨씬 복합적이고 빠른
활동을 수행해 낼 수 있다. 이런 운동은 장기적으로
기억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 와인-기억 수용체 자극


뉴질랜드 오클랜드의대 연구팀은
하루 1~2잔의 와인이 기억력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뇌에는 NMDA라는
기억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있는데,
이것이 알코올에 민감하게 반응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소량의 알코올은 NMDA를
자극할 뿐 아니라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도 좋게 한다.
특히 적포도주의 항산화 성분은
뇌세포 파괴도 동시에 막아줘 기억력을 증대시켜준다.
그러나 하루 5~6잔 이상의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뇌세포를

파괴시켜 기억을 감퇴시킨다”고 말했다.


3. 커피-중추신경 흥분제

프랑스국립의학연구소 캐런리치 박사가
65세 이상 성인 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연구한 결과,
커피를 하루 세 잔 이상 마신 그룹은 한 잔 정도 마신 그룹에 비해
기억력 저하 정도가 45% 이상 낮았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팀이 1991~1995년
4개 도시 6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카페인을 꾸준히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기억력 테스트에서
평균 31%가량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고재영 교수는
“커피의 카페인 성분은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뇌의 망상체
(의식조절장치)에 작용해 기억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4. 잠-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정신의학자 스틱골드가 2000년
《인지신경과학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지식을 습득한 날 최소 6시간을
자야 한다. 수면전문 병원 예송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수면 중
그날 습득한 지식과 정보가 뇌 측두엽에 저장이 된다.
특히 밤 12시부터는 뇌세포를 파괴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많이 분비되므로 이때는
꼭 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5. 메모-기억을 돕는 노력


우리 뇌의 장기기억
(오랫동안 반복돼 각인된 것) 용량은
무제한이다. 하지만 단기기억(갑자기 외운 전화번호,
그 날의 할 일의 목록, 스쳐 지나가는 상점이름 등)의 용량은
한계가 있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연병길 교수는
“기억세포가 줄어든 노인은 하루 일과나 전화번호
등은 그때그때 메모하는 것이 좋다. 오래 외울
필요 없는 단기기억들이 가득 차 있으면
여러 정보들이 얽혀 건망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6. 독서-기본 기억력 향상

치매 예방법으로 알려진
화투나 바둑보다는 독서가 더 기억력 유지에 좋다.

경희대병원 연구팀이 바둑, 고스톱, TV 시청, 독서 등 여가 생활과 치매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독서를 즐기는 노인의
치매 확률이 가장 적었다. 바둑이나 고스톱의
치매 예방효과는 거의 없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독서를 하면 전후 맥락을 연결해 읽게 되므로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반복해서 훈련하게 돼 기억력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