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癌 이야기]

비타민D 부족하면 암까지 생긴다고?

물질적 풍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반대로 현대인에게 부족해진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D다. 2010년 동국대일산병원 내분비내과 최한석·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교수팀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 47%, 여성 65%가 비타민D 부족 상태다. 비타민D란 무엇이고, 부족하면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며, 보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우리 몸을 켜는 스위치, 비타민D
비타민D는 햇볕을 쬐면 자연스레 몸에서 합성되는 영양소다. 음식을 통해서 섭취할 수도 있다. 현대인에게 비타민D가 부족해진 이유는 실외활동이 줄어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외활동을 하더라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면 비타민D 합성이 방해받는다. 최근 몇 년새 비타민D 보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 비타민D 부족하면 무슨 일 생기는가?
국내외 연구결과를 토대로 비타민D 부족이 초래하는 온갖 건강 문제, 나아가 비타민D가 적정 농도 이상일 때 기대할 수 있는 건강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01 골다공증과 근력 약화가 대표적
비타민D는 단백질과 칼슘이 우리 몸에서 잘 이용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필수 성분이다. 혈액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소화과정에서 산성인 위액에 칼슘이 용해돼 없어져서 골다공증 등 뼈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실제 비타민D가 부족하면 손목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공현식 교수팀은 50세 이상 여성 중 손목골절로 치료받는 환자 104명과 골절이 없는 환자 107명의 비타민D 수치, 골밀도, 부갑상선호르몬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손목 골절 그룹은 44% 이상이 비타민D 부족인 반면 골절이 없는 그룹은 13%만 비타민D 부족이었다. 골절 그룹은 골절이 없는 그룹보다 골밀도가 낮았고, 비타민D 부족으로 부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상승돼 있었다.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은 쉽게 넘어지는 낙상 위험도가 올라갔다. 또한 손목 골절이 됐던 환자는 또 넘어져서 더 심각한 부위(고관절이나 척추)에 골절을 당할 위험도가 4배까지 높았다. 이연구 결과는 비타민D가 뼈뿐 아니라 근력과 신체균형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타민D를 섭취하면 낙상 위험이 줄어든다.


비타민D 결핍증이 심하면 근력약화, 근육위축, 통증 등을 동반한 골연화증이 유발된다. 지속적인 근육 통증은 골연화증에 의한 뼈 통증이 생기기 전부터 나타나며, 비타민D를 보충하면 빠르게 회복된다.

02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
비타민D는 혈압을 올리는 유전자를 억제하고,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증가시켜 혈압 상승을 막으며, 면역세포를 조절해 혈관 염증이나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다. 이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미국 인터마운틴메디컬센터 브렌트 뮐스타인 연구팀은 50세 이상 미국인 2만7686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한 뒤 정상 그룹, 낮은 그룹, 매우 낮은 그룹 등으로 나눠 관찰했다.

 

그 결과, 매우 낮은 그룹이 정상 그룹보다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이 45%, 뇌졸중 위험이 78% 높았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40~70세 남성 2만명을 10년간 조사한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15ng/mL 이하인 사람은 30ng/mL 이상인 사람보다 급성심근경색 위험이 2배 높았다.

 

정상혈중 비타민D 농도는 30ng/mL 이상이다. 또 비타민D 농도가 15ng/mL 미만이면 4~8년 후 고혈압 발병 위험이 2.7~8.1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장학철·임수 교수팀이 65세 이상 노인 921명을 대상으로 비타민D 부족 여부와 심혈관질환 관련성에 대해 조사 했더니 52.3%가 비타민D 결핍이었고, 비타민D 결핍 그룹이 비타민D 정상 그룹보다 관상동맥 협착(50% 이상 좁아진 경우)이 생길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03 위암부터 췌장암까지,암 발병 위험 높아져
의료계는 비타민D 부족이 위암·대장암·유방암·폐암·전립선암·신장암·난소암·방광암·식도암·췌장암 등 다양한 암 발병과 관련 있다고 본다. 비타민D는 세포 성장을 강하게 조절하는 호르몬 중 하나다.

 

 대장, 전립선, 유방 등 여러 조직에서 국소적으로 생성된 활성형 비타민D는 세포를 분화시키고, 암세포가 죽도록 유도하며, 새로운 혈관 생성을 통해 암세포가 커지는 것을 막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혈중 비타민D 농도와 대장암 관계를 조사했더니, 비타민D 농도가 40ng/mL인 사람은 16ng/mL인 사람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46% 낮았다.

 

혈중 비타민D 농도를 34ng/mL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을 50%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혈중 비타민D 농도를 42ng/mL 이상으로 유지하면 유방암 발병 위험을 30%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 실내생활을 주로 하는 남성에 비해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남성에게 전립선암 발생이 3~5년 늦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04 췌장 염증 잘 생겨 당뇨병 위험 높아
비타민D가 부족하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비타민D가 모자라면 면역 조절 물질 생성이 억제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에 만성 염증이 잘 생긴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강무일 교수팀이 비타민D 농도와 대사증후군 관계를 조사했더니, 비타민D 농도가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보다 고혈당을 포함한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65% 낮았다.

 

핀란드 국립공공보건연구소 연구팀이 당뇨병이 없던 40~74세 남녀를 대상으로 체내 비타민D 농도를 22년간 조사해 보니, 비타민D 농도가 상위 25%인 그룹은 하위 25%인 그룹보다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72% 낮았다.

05 호흡기·심혈관 질환과
연관성 많은 면역력 저하 비타민D는 면역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위스콘신의대 연구팀은 ‘비타민D가 면역력을 높여 신종플루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결핵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결핵 원인이 밝혀지기 전부터 이에 대한 치료로 비타민D가 풍부한 대구 간유를 먹거나 햇볕을 쬐는 방법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비타민D가 다발성 경화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비타민D 농도 24ng/mL 이상인 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타민D가 20ng/mL씩 증가 할 때마다 다발성 경화증 위험이 41% 낮았고, 매일 비타민D를 400IU 이상 복용한 여성은 다발성 경화증 발생 위험이 42% 떨어졌다.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뇌와 척수에 있는 신경세포의 신경섬유를 둘러싼 절연물질인 수초가 탈락해 없어지는 질병이다.

06 지방대사 잘 안돼 비만될 확률 커
비타민D는 지방이나 지질 등의 물질을 대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비타민D가 부족하면 뚱뚱하고 키가 작은 체형이 된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D가 부족한 여성은 정상 여성에 비해 피하지방이 25% 가량 많았고, 내장지방은 두 배 정도 두꺼웠다.

07 정자운동성 저하시켜
비타민D가 정자를 건강하고 활발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남성 340명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측정하고 정자를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은 남성은 정자의 운동 속도가 빠르고 난자에 착상하는 능력이 우수했다. 반대로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사람은 정자 수가 부족하고 수정에 요구되는 정자 반응이 떨어졌다.

◆ 비타민D는 어떻게 보충하는가?

01실내 생활 주로 하는 사람은 음식으로 섭취
비타민D는 햇볕 없이는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실내 생활을 주로 하는 사람은 음식물로 섭취한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환 교수는 “우리 몸이 비타민D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피부가 자외선(UVB)을 쬐어야 하는데, UVB는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 생활을 주로 하는 도시 사람은 대부분 비타민D를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02 권장 섭취량 있지만 많이 먹어도 상관 없어
특히 50~60대는 노화로 대사 속도가 느려진 상태로, 비타민D 합성률이 줄어든다. 게다가 나이 들수록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암 같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므로 비타민D의 요구량을 충분히 채워야 한다.

 

폐경 이후 여성은 충분한양의 비타민D를 보충해야 골다공증을 막을 수 있다. 폐경이 오면 여성은 5~6년간 전체 칼슘의 15%를 추가적으로 잃는다. 칼슘의 하루 필요량은 1200mg, 비타민D는 400IU이다.


한국영양학회가 발표한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 2010’에 따르면 50세 미만은 200IU, 50세 이상은 400IU 이상 비타민D 섭취를 권한다. 비타민D 하루 섭취 상한선으로 2000IU를 제시하는데, 일광욕을 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비타민D가 생성되므로 사실상 비타민D의 상한선은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이승환 교수는 “비타민D는 단지 뼈 건강만 생각한다면 400~600IU 정도 섭취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각종 질환 예방 효과까지 보려면 용량이 높을수록 좋다. 비타민D는 과잉 섭취해도 부작용이 없다”고 말했다.

03 1주일에 두 번, 15분씩 햇볕 쬐면 충분
여름철은 햇볕이 쨍쨍하기 때문에 비타민D 부족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날이 더우면 오히려 밖에 잘 안 나온다. 산책도 밤에 하는 경우가 많다. 햇볕을 쬐기 어려울 땐 음식이나 비타민D 제제로 보충한다.

 

햇볕이 강한 여름은 체내 비타민D 농도를 높일 수 있는 적기이다. 1주일에 두 번 15분씩 자외선차단제(선크림)를 바르지 않고 햇볕을 쬐면 정상 혈중 농도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한낮은 자외선이 너무 강해 피부 노화 등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오전 11시 이전이나 오후 4시 이후에 햇볕을 쬔다. 다만,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을 쬐거나 자외선 차단지수(SPF) 30이상인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면 비타민D가 거의 합성되지 않는다.

 

태양 자외선을 받아서 생성한 비타민D는 2주일이 지나면 체내에서 절반 이상 사라지므로, 규칙적으로 햇볕을 쬔다. 자외선에 피부를 노출시키는 데 거부감이 큰 사람은 비타민D가 함유된 종합비타민제나 음식으로 보충한다.

04 생선류, 말린 식품 등에 풍부
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은 연어·정어리·고등어 등 생선류,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 우유·치즈 등 유제품, 달걀노른자, 동물 간, 말린 표고버섯 등이다. 특히 생선 내장에 비타민D가 많다. 뼈째 먹는 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도 풍부하다.

 

말린 생선은 2마리, 멸치 기준으로 30g만 먹으면 하루 필요한 칼슘과 비타민D를 모두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식품으로 섭취한 프로비타민D (체내에서 비타민D로 전환되기전의 물질)도 자외선을 쬐야 비타민D로 쉽게 활성화된다. 또 식품만으로는 뼈가 원하는 양의 비타민D를 얻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비타민D 제제를 섭취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권장하는 성인 비타민D 섭취량은 하루800IU 이상이다. 800IU는 음식물로 충당하기 어려우므로 비타민D가 실제 부족한 사람은 영양제로 섭취한다.

05 비타민D 보충제, 좋은 제품 골라야
비타민제는 한 가지 성분으로 만든 단일 비타민제, 2~4가지 성분을 섞어 만든 복합비타민제, 비타민 A·B·C·D·E 5가지는 꼭 들어 있으면서 필요에 따라 다른 영양소가 첨가된 종합 비타민제 등으로 나뉜다.

 

평소 건강한 사람이 특정 성분을 좀 더 섭취하고 싶다면 단일제를 선택한다. 단일 비타민D 제품은 종합비타민제보다 비타민D 함량이 최고 20배 정도 많다. 비타민D 제제는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이 함께 들어있는 복합제도 많다.

 

폐경 여성은 칼슘 섭취도 해결할 수 있는 복합제가 좋다. 식사를 자주 거르는 사람은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종합비타민제를 추천한다. 종합비타민제는 3개월간 꾸준히 복용해야 비타민D가 충분히 유지된다.

 

특히 노인은 장의 영양소 흡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천연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천연비타민제는 합성 비타민제보다 흡수율이 1.5배 정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