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설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일상 속 설탕의 다양한 쓰임새를 알아본다.
1. 설탕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설탕은 기억력을 좋게 한다. 기억력이 감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뇌에 유익한 글루코스가 들어들기 때문이다. 글루코스는 사람이 움직이고 생각하게 하는 물리적 에너지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콜포트 박사는 “글루코스가 뇌 속에서 순환하면서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역할을 하는 물질을 차단해주기 때문에 글루코스가 많이 들어 있는 설탕을 섭취하면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설탕 음료가 단기 기억력을 상승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설탕의 한 가지 형태인 포도당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면 단기 기억력을 최소한 24시간 동안 향상시킬 수 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치매 환자에게 인슐린을 투여해 혈당을 조절해주면 인지 기능이 호전된다는 임상보고가 있다. 뇌 세포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억력 등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저혈당이나 고혈당인 사람에게는 설탕이 뇌 세포에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혈당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탕은 통증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어린이가 다쳤을 때 물보다 설탕물을 먹은 아이가 통증을 덜 느낀다는 연구가 있다. 이에 대해 김경수 교수는 “자당(sucrose)을 이용한 일부 임상연구 결과 성인 여성은 진통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어린이는 진통효과를 보였다”면서 “성인여성에 비해 어린이가 상대적으로 단것을 더 좋아하는 경향, 심리적인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설탕은 딸꾹질도 멈추게 한다. 딸꾹질이 나오면 윗몸을 일으켜 앉은 다음 물을 천천히 마시고 설탕 한 티스푼을 혀에 올리고 녹여 먹는다. 이렇게 하면 신경이 혀끝의 단맛에 반응하느라 딸꾹질을 멈춘다.
2. 일상 속 설탕의 다양한 쓰임새
설탕은 피부를 매끈하게 해 설탕을 주 원료로 한 다양한 화장품이 출시되고 있다. 매리어트 수 스파 최윤정 실장은 “설탕에 들어 있는 알파하이드록시산(HHA)이 피부 표면의 각질을 제거해준다. 설탕은 보습 성분도 탁월해 설탕을 이용해 마사지나 팩을 하면 각질 제거와 보습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설탕을 이용한 마사지나 팩은 얼굴과 몸 어디에나 가능하다. 특히 설탕 마사지는 겨울철 몸이 건조한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설탕에 식물성 오일이나 보디 로션을 섞어 온몸에 마사지하듯 문지른 뒤 헹구면 몸이 한결 부드러워진 걸 느낄 수 있다.
설탕은 요리할 때도 유용하다. 돼지고기 요리에 설탕을 넣으면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고, 생선조림에 설탕을 넣으면 비린내가 덜 난다. 흡습성이 높은 설탕은 수분을 꼭 붙잡아두기 때문에 음식이 마르는 걸 방지한다. 떡이나 빵의 표면에 설탕을 뿌리면 잘 굳지 않는 게 그 이유에서다. 설탕은 옷의 얼룩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면 소재 옷을 세탁할 때 마지막 헹굼물에 설탕과 레몬즙을 넣으면 감촉이 부드러워지고 물 빠짐도 방지한다. 옷을 삶을 때 세제와 함께 설탕을 넣으면 훨씬 더 깨끗해진다. 설탕은 꽃병 속의 꽃이 오래 갈 수 있게 도와준다. 플로리스트 임지연 씨는 “설탕은 잘려진 꽃의 수명을 연장해준다. 잘려진 꽃이 담긴 꽃병 속에 설탕 1티스푼을 넣으면 설탕을 넣지 않았을 때보다 더 오랫동안 싱싱하게 유지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