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진단하기도 쉽고 치료법도 어렵지 않지만,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는 사례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현재 10억명에 이르고 있는 고혈압은 2025년에는 15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적 질병이다.
최근 고혈압 환자가 국내에서 5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004년 373만 명이던 고혈압 환자 수는 2008년 517만 명으로 30% 이상 급증했다. 3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혈압의 치료비용도 2004년 395억원에서 2008년 603억원으로 5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고혈압은 환자 자신이 심각함을 깨닫지 못해 방심하다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특히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고혈압으로 뇌졸중,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될 수 있다.
"우리 국민, 더 짜게 먹는다"…나트륨 증가↑, 고혈압 증가↑
고혈압은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은 심장의 부하를 증가시켜 심비대를 유발하고 심혈관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또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급사, 부정맥, 심부전 등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뇌혈관의 출혈이나 동맥경화로 말미암아 뇌졸중을 불러오기도 한다. 고혈압과 관련된 위험 인자에는 고혈압의 가족력, 음주, 흡연, 고령, 운동 부족,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심리적 요인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나트륨 일일섭취량 2천mg보다 2배 이상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나트륨을 장기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게 되고, 혈액량 증가는 고혈압을 유발하는 효과를 불러온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나트륨 섭취량은 지난 1998년 4,542mg에서 2001년 4,903mg, 2005년 5,279mg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나트륨 일일섭취량 2천mg보다 2배 이상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나트륨 섭취량 저감화 정책을 본격 추진에 나섰다. 식약청은 식생활 관리를 통한 질병 예방 정책의 일환으로 △실태 조사 등 조사·평가 △산업계 나트륨 함량 표시제 등 기준 관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캠페인 등 교육·홍보 분야로 각각 나누어 종합적으로 추진된다.
식약청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100여개 제품에 나트륨 함량을 표시하는 사업을 확대해 이용인구가 많은 백화점·대형마트 등의 일괄 음식판매지역(푸드코트)으로 6월부터 전국 단위로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식약청은 관계기관 등과 합동으로 생활에서 나트륨 섭취 줄이기 대국민 캠페인을 추진해 산업체의 자율적인 나트륨함량 줄이기와 가정에서의 나트륨 섭취 줄이기 등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유도할 계획이다.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어떻게 예방하나
고혈압을 예방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이다. 소금은 필수불가결한 영양소이지만 우리 국민은 서구의 10g, 일본의 12g에 비해 생리적 필요량보다 훨씬 많은 하루 15~20g의 소금을 섭취하는 등 훨씬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으며, 고혈압의 발생빈도 역시 15~20%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소금 섭취량이 많을수록 고혈압 발생률이 높으므로 반찬을 싱겁게 하고, 소금이 많이 들어가는 국, 라면, 패스트푸드 등의 음식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환자의 약 10%가 알코올과 관계된 것으로 추산되는 등 다량의 알코올은 고혈압과 뇌졸중의 위험인자다. 혈압과 관련해 알코올의 하루 허용량은 30㎖이므로 맥주는 720㎖, 와인 300㎖, 50도 위스키 60㎖, 소주는 90㎖로 제한하고, 여자와 체중이 적은 사람은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정상인에게서 적정량의 음주는 혈압강하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로서 알코올로 인해 혈압이 상승한 경우는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흡연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과 더불어 심혈관계의 주된 위험인자이며 순환기 질환 이외에도 여러 장기의 악성 종양의 발병과 관계되므로 금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표준체중 유지도 중요하다. 비만이란 표준체중 [(신장-100)×0.9]보다 20% 이상 증가된 상태를 나타내며 혈압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체중의 적절한 관리를 위한 개별적인 식이요법과 신체적 활동의 증가 외에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관리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불안, 우울증 등의 정서적인 요인은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도 고혈압 예방을 위해 신경을 써야한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 흥분 및 다른 작용을 통해 혈압 상승 외에도 건강에 많은 해를 끼치므로 항상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운동량이 적고 주로 앉아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비만증이 따르게 되고 활동적인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생의 위험이 20~50% 증가한다. 운동은 일시적으로는 혈압을 상승시키지만,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게 되면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옆 사람과 이야기 할 정도나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보로 매일 30~45분씩 걷거나 1주일에 3~4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