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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돌아가는  길




올 곧게 뻗은 나무들 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 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 줄기 보다는
휘청 굽이 친 강 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 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릅답습니다.

곧은 길 끓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 앉지 마십시오
또, 돌아서지도 마십시오

삶이란 가는 것 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 입니다.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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