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 이정하
나는 늘 혼자서 떠났다.
누군들 혼자가 아니랴만
내가 막상 필요로 할 때 그대는 없었다.
그랬다, 삶이라는 건
조금씩 조금씩 외로움에 친숙해진다는 것.
그랬다, 사랑이라는 건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지는 것.
늦은 밤, 완행열차 차창 밖으로 별빛이 흐를 때
나는 까닭 없이 한숨을 쉬었다.
종착역 낯선 객지의 허름한 여인숙 문을 기웃거리며
난 또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했고,
그렇게 절망하다가 비 오는 거리 한 구석에서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당신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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