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가면서 함께 맘을 터놓고 벗삼아 살수있는 친구들이 점점 필요해진다.

나는 목회자라 어쩔수 없이 목회자들과 벗이 될 수밖에 없어서 지난 번 멀리서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J목사님과 그 동안 가까이 지내던 두 분의 목사님과 함께 2박3일 중국 청도엘 다녀오게 되었다.

앞으로 함께 총회를 돕고 개인적 친분관계를 유지하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목사님은 개인적인 재력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목회도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건축되어진 교회에서 그런대로 잘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또 다른 목회자들에게 대접하기를 즐겨하여 그 주변엔 마치 비서격(?) 같이 따라 다니는 몇 명의 목회자들이 늘 동행하고 있었다.

약속된 날에, 우리 일행은 인천공항에서 만나 법무부 출국심사를 통과하고 함께 식사나 하려고 하는데 그 분이 자신의 수행비서격인 목사와 함께 자기는 VIP라운지엘 가서 식사를 하겠다며 나중에 탑승게이트에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순간 너무 황당했지만 맘을 추스리고 비행기에 탑승을 하는데 그 두 사람이 앞의 비지니스석에 앉아서 겸연쩍듯 웃는 것이었다. 순간 ‘아! 저 사람은 상대해선 안될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남짓 타는 비행기를 뭐가 힘들어서 비지니스석에 앉아서 가며 설령 넘치는 마일리지를 이용해 탈수 있다고 해도 우리 일행이 일반석을 타고 가는데 어떻게 자기가 비서와 함께 VIP라운지를 이용하고 비지니스석에 앉아서 갈수 있단 말인가?

우리 일행은 이 일로 인해 그 동안 멀리서 보고 느꼈던 그 분에 대한 호감이 실망으로 바뀌게 되고 결국 벗이 되고 싶었던 생각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사람을 알아보려면 함께 술을 먹어 보던지 화투 같은 오락을 같이 해보면 대충 알수 있다는데 우린 그럴 수 없어서 택한 것이 여행을 함께 해보는 것이었는데 역시 이 일로 인해 그 사람의 숨은 인격을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누군가가 일생동안 정말 진실한 친구를 한명만 사귀어도 성공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나를 진실한 친구로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살 수록 사람 사귀는게 어려워지고 신중해진다.

오! 주여

진실한 벗이 되게 하소서.

진실한 벗을 사귀게 하소서.

(주후 이천십일년 구월 넷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