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고수영(56·경기 광명시)씨는 폐경 후 부쩍 늘어난 몸무게로 고민이 많다. 모임에 나갈 때도 괜히 자신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조금만 움직여도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에 시간이 날 때마다 산책과 등산으로 체중관리를 시작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탈이 났다. 산에서 내려오다 갑자기 느껴지는 무릎 통증에 한참을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며칠 간 운동을 쉬자 괜찮은 듯했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도 힘겨울 정도로 무릎이 쑤시고 아프고, 걸을 때는 무릎이 걸리적거리는 이물감까지 느껴졌다. 병원을 찾은 고씨는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갑자기 시작한 운동이 무릎에는 큰 부담이 된 것이다.
여성호르몬은 기초대사량과 연관이 있는데 폐경기가 지나게 되면 전과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찌기 때문에 늘어난 체중이 관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는데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이 감소되어 관절의 보호기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체중조절을 위해 갑자기 운동을 하는 경우는 물론,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무릎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포츠 손상 반월상연골판 파열, 중년층은 일상생활에서도 주의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위치해, 무릎관절에서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고 충격을 흡수하고 압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달 모양으로 생겨 반월상연골판이라 부른다.
보통 반월상연골판 파열은 운동량이 많거나 농구, 축구 등 과격한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스포츠손상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4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의 중년층은 퇴행성 변화로도 파열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늙듯이 연골판도 마찬가지다. 약해진 연골판은 약간의 충격에도 쉽게 찢어지거나 파열된다. 반복적으로 하중을 받는 동작(계단을 내려오거나 무릎을 굽히는 행동)만으로도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연세사랑병원 최철준 진료부장은 “젊은 층은 운동 중 부상을 입는 등 큰 충격으로 인해 연골판이 찢어지는 것과 달리, 중년층 가정주부는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무릎을 많이 구부리는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연골판이 파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괜찮다가 특정 동작에서 통증 발생해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면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발생한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양반 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구부릴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찢어진 연골 조각이 관절 사이에 끼면서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에 무릎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동반한 ‘우두둑’ 소리가 나기도 한다. 운동 후에는 무릎이 힘없이 꺾이거나 다른 부위보다 심하게 관절이 붓기도 한다.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지면 무릎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면서 연골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충격이 그대로 뼈에 전달되는데, 뼈 연골이 손상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연골판 손상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50대 이하일 땐 자신의 골수로 연골 재생할 수 있어
반월상연골판 파열은 손상 정도가 작을 때는 1~2주간 압박 붕대, 부목, 석고 그리고 소염제 등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반면 심하게 손상 되었을 경우에는 관절 내시경을 통해 너덜해진 반월상연골판을 다듬고 일부 제거하는 반월상연골판 절제술이나 찢어진 부분을 봉합해주는 반월상연골판 봉합술을 하게 된다. 연골 손상이 동반된 50세 이하의 환자라면 자신의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시킬 수 있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이라고 불리는 이 치료법은 자신의 골수 속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식으로 따로 배양과정을 거치지 않고 관절내시경으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최철준 진료부장은 “환자 본인의 조직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본래 연골기능의 80%까지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Tip 일상 속에서 반월상 연골판을 지키는 방법
-약해진 연골 강화를 위해 운동은 필수!
아프다고 무작정 운동을 피하는 것은 오히려 관절건강에 좋지 않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이나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해야 한다.
-30분 쪼그리면 10분은 일어나라!
일상생활에서는 무릎을 굽히며 체중에 무리를 주는 자세는 피하고 쪼그려 앉을 경우 30분 정도 쪼그린 다음 10분 정도는 일어서는 것이 무릎에 무리를 덜어줄 수 있다.
-통증 못 느끼는 연골판, 수시로 건강체크 해줘야
연골과 연골판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느낄 수 없다. 이것은 작은 무릎 통증이라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무엇보다 무릎에 조금이라도 통증이 느껴질 때는 적극적으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그대로 방치하면 연골손상 등 합병증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중년 이후부터는 무릎관절의 관절내시경 검진을 매년 받아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