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와 장이 튼튼해야 오래 산다는 말이 있다. 길게 봤을 때 다른 기관보다 위와 장이 건강한 사람이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소화가 시작되는 기관인 위와 좋은 원소를 몸에 흡수하는 기관인 장에 대한 역할과 위와 장이 건강해야 하는 이유, 위장건강에 좋은 음식에 대해 알아봤다.
위·장의 면역시스템···전신건강에 영향
위와 장의 면역체계는 우리 몸에 매우 중요하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발암물질과 세균,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위나 장의 세포벽이 벌어질 때 그 틈으로 우리 몸을 공격하는 이물질이 들어온다"며 "이 때 위와 장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각종 염증질환과 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근, 부추, 당근, 토마토, 브로콜리, 단호박 등 채소와 과일은 위장 건강을 위한 음식으로 선호됐다.
위에서 염산처럼 강한 산성인 위산이 분비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위에서 분비되는 강력한 위산이 몸에 들어온 해로운 균과 싸워 세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좋은 영양분이 위에서 장까지 갈 수 있도록 가장 먼저 위에서 돕는 셈이다.
장 또한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은 물론 몸 밖의 유해물질로부터 몸을 지켜주는 든든한 군사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장의 면역체계가 나쁜 사람들의 경우 각종 염증성질환과 알레르기, 아토피, 암 등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 교수는 "장의 방어벽이 무너진다는 것은 단순히 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全身)건강과 연관이 있다"며 "이 때문에 장이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과‧양배추, 특히 위장에 좋아
위와 장에 좋은 음식은 위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이다. 특히 사과는 위와 장에 모두 좋은 음식으로 꼽혔다. 성빈센트병원 윤민향 영양사는 "사과에 들어있는 식이섬유 펙틴은 위장점막을 보호해 유해물질을 막아줄 뿐 아니라 장 운동까지 도와 대장 내의 나쁜 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붉은색 사과에 많은 폴리페놀 성분은 대장에 머무는 동안 항암물질 생산을 도와 대장암 예방에 좋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양배추는 비타민A·C·K와 식이섬유, 칼슘, 칼륨 등을 갖고 있어 위점막을 단단하게 하고 위궤양을 예방할 뿐 아니라 섬유소가 풍부해 장에도 좋았다. 연근, 부추, 당근, 토마토, 브로콜리, 단호박 등 채소와 과일도 선호됐다.
대체적으로 위 건강을 위해서는 위를 덜 자극하는 맵지 않고 싱거운 음식이 권장되며 장에는 섬유소와 유산균이 풍부한 요구르트, 치즈, 김치 등의 음식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위의 자율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이 위 건강을 위한 가장 큰 원칙"이라며 "술과 커피를 줄이고 햄버거, 피자 등 인스턴트식품을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위산의 흐름을 깨는 제산제와 산분비억제제, 항생제를 최대한 멀리하고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소고기, 돼지고기, 닭튀김, 통닭 등의 고지방육류를 피하는 것이 위 건강에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