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침에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어한다. 커피의 향과 맛이 좋아서 마시는 사람도 있다. 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아침에 잠이 깨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각성작용을 이용하여 아침잠을 깨우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수면의학을 전공하면서 불면증 환자들을 치료하는 필자로서는 커피를 포함한 카페인 음료에 큰 관심이 있다. 불면증 환자에게 커피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오후 늦게 마시는 커피는 대개 잠을 방해하게 된다. 그러나 아침 일찍 한 잔 정도의 커피는 낮 동안 더 활동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해 주어 오히려 야간 수면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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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의 특성을 이해하면 커피를 지혜롭게 마실 수 있다. 커피믹스 한 봉에 69mg, 캔 커피 하나에 74mg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의 일일 권장량은 25~50mg이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권장량보다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다.


카페인을 섭취하고 45분쯤 지나면 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커피를 마신 직후에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30분 정도는 지나야 한다. 심하게 졸릴 때는 커피를 마시고 30분 정도 낮잠을 자고 나면 카페인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면서 쉽게 잠에서 깨고 낮잠을 잔 후에 머리가 더 맑다. 이를 카페인 낮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섭취한 카페인의 혈중 농도가 반으로 줄어드는 데 1시간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이 반감기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고 반감기는 문자 그대로 혈중 농도가 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이니까 4시간 이후에도 카페인은 내 몸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커피를 마시고 나면 12시간이 지나도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사람보다 반 혹은 1/4 정도의 커피를 마시는 것도 부작용 없이 커피를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이다.


카페인의 중요한 단점 중 하나가 반감기가 짧고 금단 증상이 잘 생긴다는 것이다. 평소 커피를 많이, 그리고 자주 마시는 사람이 커피를 갑자기 중단하게 되면 두통, 졸음, 피로감, 불안, 짜증, 동기저하 등 금단증상이 생긴다. 이때 다시 커피를 마시면 이런 증상이 사라진다. 경우에 따라 커피를 마셔서 피로감이 가시고 두뇌 회전도 더 잘 된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은 금단증상으로 인하여 떨어진 두뇌기능이 평소 상태로 회복된 것뿐이다.

이런 금단 증상을 피하고 커피의 각성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커피를 소량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커피 한 캔을 5등분으로 나누어서 1시간 간격으로 마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혈중 카페인 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금단증상도 나타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