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철쭉꽃이 피었습니다 열일곱 살 숨가쁜 첫사랑을 놓치고 주저앉아서 저 혼자 징징 울다 지쳐 잠든 밤도 아닌데 회초리로도 다스리지 못하고 눈물로도 못 고치는 병이 깊어서 지리산 세석평전 철쭉꽃이 먼저 점령했습니다 어서 오라고 함께 이 거친 산을 넘자고 그대, 눈 속에 푹푹 빠지던 허벅지 높이만큼 그대, 조국에 입 맞추던 입술의 뜨거움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