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겨울이 좀 지나가줬으면-하는 마음 간절한데 꽃샘추위가 끈질기게 버티며 새 봄 오는것을 방해한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교회 앞마당에 나와 울타리에 서 있는 나무들을 어루만지며 격려한다.

‘얘들아, 지난 겨울 몹시 추웠는데 너희들이 잘 견뎌줘서 고맙구나. 이제 조금만 더 참으렴. 그리고 보란듯이 예쁜 꽃 피우고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거라’- 며칠전, 어느 성도가 갑자기 상담을 요청하여 만났는데 남편과 동행하였다.

몇 년전인가 산성가족운동회에 와서 축구한번 한 후에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었는데 그 후 뭐가 잘못됐는지 혼자만 멀리 지방에 내려가 일을 하느라 교회도 못나와서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좋은 직책으로 해외 근무를 하게 되어 나에게 안수기도를 받고 싶어 왔다는 것이었다.

그간 나름대로 대기업 등에서 근무하며 능력있게 일하던 그에게 느닷없이 닥친 퇴직을 현실로 받아 드리기가 고통스러웠지만 아직 손 놓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가족과 떨어져 사는 몇 년이 그에겐 혹독한 겨울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시간을 내어 교회 나가며 믿음을 유지하고 또 아내는 우리교회에서 성실하게 직분을 감당하며 하나님만을 의지하여 새 봄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시종 고개를 떨구곤 ‘저는 무조건 제 아내가 하자는 대로만 할것입니다’하며 그간 아내에게 잘 해주지 못했음을 그 한 마디로 속죄(?)하는 그에게 간절히 축복 안수기도를 해 주었다.

그런가 하면 지금도 혹독한 겨울을 보내느라 말 못할 고통속에 힘들어 하는 성도들의 사연을 접할때마다 ‘오직 하나님만 더욱 의지하세요.

겨울이 세월 이기지 못하고 물러가듯 그 고통도 결국은 떠나가고 기적과 같은 새 봄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하며 위로하지만 그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그러나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의 고난은 고통 그 자체이지만 예수님을 믿는 하나님의 자녀들에겐 축복을 위한 과정임을 나는 확신한다.

내가 유달리 봄을 좋아하고 기다리는 이유도 나의 인생의 여정속에 경험하고 또 목회속에 경험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도 헤쳐나가야 할 일이 많긴 하지만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염려하지 않는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으로 이뤄주시는 축복의 결과를 믿음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어제 낮에 교회 옆 울타리를 자세히 보니 개나리꽃 봉오리가 금방 터질듯 부풀어 있었다.

봄 소식을 통해 우리에게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의 미소띤 얼굴이 봄 하늘에 두둥실 떠 오른다.

오! 주여

우리 수지산성가족들의 삶속에

올 봄소식이 경험되게 하소서.

(주후 이천십이년 사월 첫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