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한 알 이효녕 허공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홍시 한 알 바라보고 시원한 바람에 눈물을 씻으며 감나무 가지에 조심스레 날아든 새 한 마리 달콤하게 익어버린 세월 뾰족한 부리로 자꾸만 쪼아댄다 목구멍으로 엉키는 세월 그리도 기다리다 맞이한 둥근 꿈 모두 엉키어 풀어진 달콤한 맛에 하늘 바라보며 기어이 우짖어 다시 붉은 얼굴로 날개를 친다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것도 모르고 두려움 없이 새가 날아든 것은 어느해 겨울인가 눈이 내린 강가에까지 미소 어린 둥근 보름달이 뜬 것을 아직도 기억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