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법칙과 적당한 절제는 때때로 번거로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법칙과 절제는 사람의 손발을 묶는 쇠사슬이 아니라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갑옷 같은 것이다. 절제는 자신의 힘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며,노동과 마찬가지로 인류가 존경해야 할 매우 가치 있는 덕목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절제의 필요성을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우리는 자유를 매우 고귀하게 여기는 어리석은 목소리를 자주 듣는다. 자유가 고귀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넓은 의미에서 자유는 결코 대단한 가치를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자유는 하등 동물의 속성일 뿐 여럿이 가치를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자유는 하등동물의 속성일 뿐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는 자유보다 절제가 더욱 큰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물고기처럼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고 해도 예외일 수 없다. 사람에게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하지만 물고기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맘대로 행동할 수 있다. 사람이 사는 육지의 총면적은 바다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또한 우리가 세상의 모든 운반 기구를 총동원해 움직인다고 해도 물고기가 자기 지느러미를 이용해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하등동물은 자기 마음대로 자유를 누려도 상관 없지만 인간은 그렇게 함부로 자유를 외쳐서는 안된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인류를 번영시키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절제라는 사실을 쉽게 깨닫게 될 것이다.

 

 

나비는 벌보다 더 자유롭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비보다는 벌을 더욱 높게 평가한다. 아마도 벌은 자기 사회의 규칙을 잘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인간 사회에서는 자유와 절제 중 절제를 더더욱 가치있는 미덕으로 취급한다.

 

 

자유와 절제 중 인류의 고풍스런 인격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절제이다. 곤충의 노동이나 별의 공전, 만유인력 법칙등 우주의 모든 현상은 자유가 아닌 절제의 산물이다.

 

 

태양은 자유롭지 못하지만 마른 나뭇잎은 자유롭다. 인체의 각 기관은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 기관이 모인 육체는 자유롭다. 만약 반대로 인체 각 기관이 각자 모두 자유를 외치기만 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각 기관이 모인 육체는 곧바로 붕괴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