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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에게 ...이해인
        
내 잘못을 참회하고 나서
처음으로 맑고 투명해진
나의 눈물 한 방울
너에게 선물로 주어도 될까?

때로는 눈물도
선물이 된다는 걸
너를 사랑하며 알았어

눈물도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임을
네가 가르쳐주었어

나와의 첫 만남을
울면서 감격하던 너

너를 너무 사랑하게 될까봐
두려웠던 내 마음
이해하면서도 힘들었지?

나를 기다려주어 고맙고
나를 용서해주어 고맙고

그래서 지금은 내가 울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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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에게2

내가 누구인지
벗이여
오늘은 그대에게 묻고 싶다

잠에서 깨어나
거울 앞에서 바라보는
낯선 얼굴의 나

밤길을 걷다
나를 따라붙는
나보다 큰
나의 검은 그림자가
두렵고 낯설었다

이젠 내가 나와 친해질 나이도 되었는데
갈수록 나에게서 멀어지는 슬픔

나를 찾지 못한 부끄러움에
오늘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내게

벗이여
무슨 말이라도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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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에게3

내가 죽더라도
너는 죽지 않으면 좋겠다
꼭 죽어야 한다면
내가 먼저 죽으면 좋겠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같은 날 같은 시에 죽으면 좋겠다

이 또한
터무니없는 욕심이라고
너는 담담히 말을 할까


우정보다 더 길고 깊은
하나의 눈부신 강이 있다면
그 강에 너를 세우겠다

사랑보다 더 높고 푸른
하나의 신령한 산이 있다면
그 산에 너를 세우겠다

내게 처음으로
하늘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내 목숨보다
귀한 벗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