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부부사랑 만남의 밤 행사장으로 가는 중, 아내가 내게 물었다. “여보, 당신은 긴장되지요?” “으응~ 조금...” 지난 1996년, 30代 초반의 젊은 여집사의 남편이 림프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아들과 함께 고향으로 쓸쓸히 떠나는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하나님께 기도하다가 계획된 행사가 바로 부부사랑 만남의 밤이었다.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 보낸 것도 안타까웠는데 예수님을 믿지 않고 구원을 받지 못한 그 남편을 떠나 보낸 것 때문에 괴로워하던 여집사의 눈물이 이 행사를 탄생 시킨 것이었다.

그 동안 이 행사를 통해 예수님을 믿고 훌륭한 믿음의 가장이 된 성도들을 볼 때마다 힘들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7년 동안 지속해 온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

사실 이 행사를 위해 기도로 준비하면서 가장 긴장되는 것은, 마지막 결신 시간에 과연 참석자 중 누가 예수님을 믿겠다고 단 위로 올라와 줄 것이냐가 기대도 되지만 또 한편으론 염려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까지 한 번도 결신하지 않은 적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몇 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의 생명의 말씀을 통해 불신앙으로 굳어 있거나 혹시 기독교에 대한 오해로 적대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는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믿음으로 돌릴 것인가가 염려가 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맛있게 차려놓은 뷔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대충 요기만 하곤, 오신 분들을 일일이 찾아 인사를 하며 참석자들을 파악하게 된다.

‘오늘 마지막 시간에 어떤 말을 해야하나?’ 나의 생각은 온통 하나님을 향하며 끊임없이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구한다.

드디어 예향 남성 4중창단의 감동의 무대를 접하며 마음의 확신이 들었다. 네 명의 중창단원이 간주 시간에 각각 자기 아내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바치며 손을 잡고 무대로 올라와서 사랑의 노래를 부를 때 나의 마음을 성령님께서 감동과 확신으로 어루만져 주셨다.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울먹거리는 감동의 여운을 담고 강단에 오르니 그 곳에 모인 모든 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성령의 인도하심 따라 말씀을 전하고 믿음의 초청 시간에 아내의 손을 잡고 강단으로 나오는 세 남편을 보며 ‘아! 하나님, 바로 이들이었군요. 이들에게 귀한 구원의 은혜를 주시고 행복한 가정의 복을 주시려고 하셨군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남편이 와 주지 않아 마음 아파하는 몇몇 아내들의 고개 떨군 모습이 내 눈에 밟힌다.

오! 주여

이번 행사에

주님의 마음으로 헌신한 모든 성도들을 기억하사

행복하고 축복된 가정으로 꼭 갚아 주시옵소서

(주후 이천십이년 십이월 둘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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