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개척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한 것 중의 하나가 불신자들을 많이 구원하는 목회를 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기존 교회를 다니던 성도들도 교회의 멤버로 등록하기도 했으나 그 숫자는 늘 10% 미만이었다. 사실 교회의 양적 성장과 부흥(?)을 원한다면 이런거 가리지 말고 무조건 받아드리고 우리 교회를 다니라고 은근히 권유하기도 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완전하진 않지만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특히 같은 지역 내에서의 수평이동에 대해서도 나름 원칙을 세워 우리 교회보다 규모가 큰 교회에서 오는 교인은 받아드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최대한 신중에 신중을 기해왔다.

특히 장로의 경우는 외국이나 국내라도 먼 지방에서 오신 분들 중에서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등록 여부를 결정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워놓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사례가 없었다.

그런데 작년 마지막 주일 예배 후에 한 부부께서 우리 교회를 다니시겠노라며 등록카드를 제출해 주셔서 보니 직분이 장로님과 권사님이셨다.

원래 권사님의 등록은 문제가 없지만 인근 타 교회에 다니시는 장로님의 등록은 목회 후 처음이어서 순간 어떻게 마음 상하시지 않게 거절을 해야 할까하는 고민에 빠졌었다.

나는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서 정중히 말씀을 드렸다. “장로님, 저희 교회에서는 인근의 타 교회에서 오시는 장로의 등록을 받지 않는 전통이 있어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가 없는데 어떡하면 좋겠습니까?”하자 “장로 직분이 문제가 된다면 전 그냥 평성도로 신앙생활 하겠습니다.”라고 결연하게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예측 못한 답변에 당황한 나는 “그럼, 우리 교회의 장로님들과 회의를 하고 결정을 해보고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다음날 저녁에 장로님 일곱 분과 함께 회의를 하는데 신중론이 대세를 이루다가, 결국 부부를 모셔서 직접 대화를 하게 되고 만장일치로 장로님 내외분을 수지산성 가족으로 받아 드리기로 결정을 하였다.

교회를 옮기실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사정을 우리 장로님들이 동감하여 수긍이 된 것 같았다.

우리 교회가 설립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신중하게 결정해주신 우리 장로님들과 몸이 불편하심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슨 청문회처럼 꼬치꼬치 캐묻는 질문에 성실하고 진실하게 대답해 주시며 수지산성가족이 되기로 결심해 주신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제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영적 히브리인이 되라’라는 올해 표어처럼 하나님 말씀에 입각하여 죄악의 강을 건너고 은혜의 강을 건너고 믿음으로 강을 건너고 생명수 강을 건너서 우리 모두 최고의 해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세속화를 경계하며 하나님 보시기에 덜 부끄러운 교회와 성도가 되도록 노력해 보자.

오! 주여

저도 노력하겠나이다.

수지산성가족들을 축복해 주시옵소서

(주후 이천십삼년 일월 첫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