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을 채우라  (누가복음 14:16~24)


“주인이 종에게 이르되 길과 산울타리 가로 나가서 사람을 강권하여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전에 청하였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내 잔치를 맛보지 못하리라 하였다 하시니라.”(눅14:23~24)

오늘의 본문 누가복음 14장에 나오는 이 비유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으로 "큰 잔치의 비유”라고 합니다. 이 비유에서 잔치를 베푼 주인은 하나님을 말합니다.
                                    
   오늘의 말씀의 주제는 주인으로서 우리를 위해 잔치를 베푸신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그 하나님의 마음은 사랑의 마음입니다. 사랑이란 주고 싶은 마음, 함께 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더불어 살고 싶어 하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마음이 바로 오늘 본문에 잔치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내용은 어떤 주인이 잔치를 베풀면서 혼자 즐기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여 함께 먹고 마시며 즐기자는 것입니다. 이 주인의 초청에는 그 어떤 뇌물을 준비하라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가지고 오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잔치에 와서 함께 즐기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인이 잔치를 베풀고 함께 즐기고자 하는 사랑에 아픔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거절당했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거절당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집주인이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문과 같은 비유의 말씀이 기록된 마태복음 22장의 말씀을 보면 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말씀합니다. 즉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잔치 자리가 준비되었으니 그저 와서 함께 즐기기만 하면 되니 오라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간절하게 초청을 하였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들은 체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문은 끝까지 잔치를 포기하지 않는 주인의 사랑, 어떻게 해서라도 이미 시작한 잔치를 완성하려는 끝없는 사랑을 보여 줍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시는 일방적 은혜입니다.

   이 부름에는 아무런 조건도 없습니다. 오직 잔치를 베푼 주인과 기쁨을 함께 하는 것 외에 다른 뜻이 없습니다. 대상이나 자격도 묻지 않습니다. 의무도 없고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간절한 주인의 초청이 사람들에 의해 거절을 당합니다. 철저하게 준비된 초청이 거절당한다는 것처럼 모욕적인 일이 없을 것입니다. 팔레스틴에서는 누가 잔치를 베풀게 되면 그 날자는 오래 전에 미리 알리고 초청장을 보냅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 날이 와서 만반의 준비가 되면 종들이 나가서 미리 초청된 손님들을 불러들였습니다. 초청을 미리 수락했다가 그 날이 되어 거절하는 것은 잔치를 준비한 사람에 대한 중대하고도 심각한 모욕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인 누가복음 14장 18절의 말씀을 보면 그 거절하는 이유가 다 일치하고 있습니다. 집주인가장 좋은 것을 모두 동원하여 완벽한 잔치를 준비해 놓고 먼저 성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오라”고 초청을 합니다. 이들은 바로 유대인들입니다. 그런데 오질 않습니다. 주인의 마음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얼마나 섭섭할 것인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가 일치하게 사양합니다. “나는 밭을 샀으매 아무래도 나가 보아야 하겠으니 청컨대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 “나는 소 다섯 겨리를 샀으매 시험하러 가니 청컨대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장가 들었으니 그러므로 가지 못하겠노라 하는지라.” 구약성경은 “사람이 새로이 아내를 취하였거든 그를 군대로 내어 보내지 말 것이요, 무슨 직무든지 그에게 맡기지 말 것이며”(신 24:5)라고 하였으니 정당한 거절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대표적인 세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모두가 하나 같이 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기 사정만 살펴 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부드러운 표현으로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잔치를 베풀고 초청하는 주인을 절대로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 자기 사정을 늘어놓으며 초청에 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주인의 초청에 응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 대한 계획이나 생각은 잊어버려야 합니다. 더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을 반드시 구분하여 행동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초청한 주인의 그 수고와 마음과 형편을 생각하며 오직 초청 그 자체를 감사하게 받아 들여야만 합니다. 이것이 초청에 응하는 자의 바른 마음입니다.  

   아무튼 큰 잔치를 준비한 후 주인은 종들을 보내어 사람들을 잔치에 초청하였으나 모두가 거절하고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이 때 주인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겠습니까? 어쨌든 잔치를 베풀고 초청하는 주인의 호의를 거절한다는 것은 주인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것입니다. 분노한 주인은 다시 종들에게 명합니다.“빨리 시내의 거리와 골목으로 나가서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맹인들과 저는 자들을 데려오라.”(눅 14:21). 종들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시내의 거리와 골목을 뛰어다니며 가난한 사람들, 몸이 불편한 사람들, 시각장애인들, 다리를 저는 사람들을 데려다 잔치 자리에 앉게 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의 아직도 빈 자리가 있다는 종들의 보고를 받았습니다. 아직 주인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인은 마지막으로 종들에게 명합니다.“길과 산울타리 가로 나가서 사람을 강권하여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눅 14:23). 이제는 성 밖으로 더 멀리 퍼져 나가서 만나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상관하지 말고 사람을 억지로라도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지막 통첩입니다. 가슴 아프고 애절한 주인의 요청입니다. 처음에 초대 받은 손님들은 유대인들을 의미합니다. 유대인들은 전 역사를 통하여 메시아의 오실 날을 대망해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분이 오셨을 때 그들은 비참하게도 그분의 초대를 거절해버렸습니다. 또한 마을 밖에서 데려온 사람들 또 길과 산울가로 나가서 강권하여 데려온 사람들이란 이방인들을 의미합니다. 이 사람들은 아무런 변명 없이 그저 초청해 주신 주인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잔치에 참여했습니다.

   소문난 잔치 집에는 손님이 몰려옵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을 결혼시키려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일은 예식장의 좌석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참석할 수 있는 손님의 수효를 먼저 생각해야만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저 잔치 집에는 손님이 많아 음식이 모자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어쨌든 손님이 많이 와 주기를 바라는 것이 잔치를 베푼 주인의 마음입니다.

    이태리 밀라노의 한 성당의 문 오른편으로 장미 화환 조각이 있는데. 하단에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은 모두 순간적인 것이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왼쪽 하단에는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은 모두 순간적인 것이다.”라고 적혀 있는 가시 십자가 조각이 있답니다. 그리고 문 윗편에는 “영원한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글이 적혀 있답니다. 사람의 삶 중에서 좋은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적인 순간의 즐거움을 뒤로 하고 영원한 천국 잔치에 초청하시는 하나님의 요청하심에 응답하며 사는 삶입니다.

    예수님은 “내 집” 즉, 교회에 크고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장사꾼의 소굴로 만들어 더럽혀 놓았을 때 예수님은 그 모든 자들을 쫓아내시면서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성전 즉, 교회를 “내 집”이라고 확실한 말씀을 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오늘 이 집을 채우기 위하여 먼저 나가라고 하십니다. 초청할 사람들을 찾아 나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강권하여 데려오라고 하십니다. 울타리나 둘러싸인 장벽을 넘어 널리 퍼져 나가서 모든 이들을 억지로라도 데려오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 즉, “가득하게 하라”고 명령하고 계십니다. 그 이유는 주님이 베푸신 잔치 집은 항상 사람으로 가득하여 함께 즐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예수를 믿음으로 죄 사함을 받고 어린 양 잔치의 즐거움에 초대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복음을 듣고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하는 일 그 자체가 큰 잔치입니다. 큰 축제라는 말입니다. 부활의 축제, 구원의 축제, 영원한 축제입니다. 우리는 먼저 믿어 이 축제에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광야교회의 지체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주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사람을 강권하여 주님 앞으로 데려 와야 합니다. 나만 예수 믿고 구원 받았다고 자랑할 것이 아닙니다. 나만 기뻐하며 즐거워할 일이 아닙니다. 이 가슴 벅찬 잔치에 어찌 나 혼자 즐길 수 있겠습니까? 더불어 즐겨야 합니다. 내 사랑하는 자녀도, 내 친구도 함께 즐겨야만 합니다. 나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이 잔치를 함께 즐겨야만 합니다. 이것이 잔치를 베풀고 초청하시는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오늘도 "오호라 너희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사 55:1)고 초청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하며 "사람들을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하신 우리 주님의 간절한 부탁을 몸으로 실천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신실한 복음의 청지기들이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출처/김충의 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