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유산 (잠언 4:5~9,)


어린이날 아이들이 가장 많이 받고 싶어하는 선물이 무엇인가 조사했더니 아이들이 가장 많이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휴대 전화와 애완 동물이었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받고 싶어하는 선물이 컴퓨터, CD 플레이어, MP3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어떨까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무슨 선물을 주고 싶어할까요? 거의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재산과 지식을 물려 주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구속 수사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복잡한 속 사정은 잘 모르지만 혐의 중 하나가 아들 정의선 사장에게 불법으로 많은 재산을 넘겨 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재벌뿐 아니고 거의 모든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조금이라도 많이 물려 주고 싶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이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싼 돈을 써서 학원을 보내기도 하고 고액 과외를 시키기도 합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해외 연수와 조기 유학이 그 어느 때보다 붐을 이루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정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들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주는 선물이나 유산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저의 경우를 소개하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전쟁 직후에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경제적으로 모두들 아주 어려운 때였습니다. 그 때는 절대 빈곤을 미처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들보다 더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반면에 남들보다 더 못 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저는 부모님이 영 못마땅했습니다. 우선적으로 가족을 잘 입히고 잘 먹여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부모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교회가 최우선이었고 이웃이 그 다음이었습니다.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더 화가 났습니다. 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낳지를 말지...”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못된 짓만 골라 해서 골탕이나 실컷 먹여야지...” 그래서 부모님 속을 꽤나 많이 썩여 드렸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무 것도 주지 않으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진짜 값진 선물을 주셨던 것입니다. 물론 그 때는 잘 몰랐고 또 알았을지라도 별로 고맙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하여간 귀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 선물은 바로 주님을 믿는 믿음이었습니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선물이냐고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누구는 믿음이 없느냐고 빈정거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선물이 진짜 값진 선물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다.

   1985년 선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미묘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신설동에 있는 신학교 땅이 개인 명의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그 때 시가로 수십 억하는 것을 저희 형제들이 상속받게 되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대박이 터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신학교 땅이라고 하지만 자녀들이 받아야 할 몫을 거기 몽땅 쏟아 부었기 때문에 별로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망설이다가 그 땅은 주님의 것이기 때문에 저희 형제들이 가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 법인에 기증했습니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바로 그 기준, 모든 것의 주인은 주님이시라는 믿음 때문에 항상 기쁘고 즐겁게 주님의 일에 헌신할 수 있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물려 주신 믿음이 저에게 있어서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두 아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둔 한 어머니가 예수님께 와서 구했습니다. “나의 이 두 아들을 주의 나라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명하소서.”(마 20:21) 세속적인 출세와 영광을 구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마 20:22) 그녀는 하나님의 뜻을 미처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서 세속적인 것을 구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정말 좋은 것을 선물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진짜 값진 것을 유산으로 물려 줄 수 있어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그 무엇보다 귀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주님을 믿는 믿음을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물려 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그 위대한 유산을 물려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봉독한 본문 말씀은 믿음을 물려 줄 수 있는 바로 그 방법을 오늘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먼저 부모들이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가진 것이 있어야 물려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올바른 믿음을 부모들이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부자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박사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유명 인사가 못 되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구원의 하나님을 진실하게 사랑하며 섬기는 참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들에게 그 믿음을 물려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믿음을 물려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들이 믿음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믿음은 삶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함께 예배하고, 함께 말씀을 읽고, 함께 찬송하고,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로 데리고 와야 합니다. 학원에 보내는 것도 필요하고 해외 연수나 조기 유학을 보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미루다가 때를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믿음이 정말로 좋은 선물일까요? 무엇 때문에 믿음이 그토록 중요할까요? 우리가 모두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이 땅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지혜와 명철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혜와 명철은 오직 하나님께서 주시기 때문에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잠언 기자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 지혜를 버리지 말라 그가 너를 보호하리라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 “...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

   그렇습니다! 지혜의 근본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며 경외하는 것입니다.(잠 9:10 참고) 여기서 지혜와 명철은 단순히 해박한 성경 지식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사는 처세술을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 바로 지혜요 명철입니다. 자녀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공부를 잘 하고 성공해서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올바른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그 하나님의 뜻을 가슴에 품고 나아갈 수 있도록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도와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4월 26일 4년 만에 다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연주회를 가진 스웨덴 출신 가스펠 가수 레나 마리아의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까? 그녀는 1968년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도 짧은 중증 장애인으로 태어났습니다. 병원에서는 아기를 시설에 맡기라고 했지만 부모는 잠시 아기를 들여다본 후 말했습니다. “이 아이도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에게는 가족이 필요합니다.” 부모는 레나 마리아를 신앙과 사랑으로 양육했습니다. 덕분에 하나뿐인 왼발로 글씨를 쓰고 오르간을 연주하고 젓가락질을 하고 뜨개질을 합니다. 3살부터 수영을 시작해서 국가 대표로 세계 장애자 수영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또 음대에 진학하여 가스펠 가수가 되어 지금은 전 세계를 무대로 찬양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레나 마리아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웨덴이라는 복지국가에 태어났다는 것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으로 키워 준 부모님과 그리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믿음이 나를 성공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손길로 특별하게 지어졌습니다. 우리 모두 똑같이 귀하고 오직 하나뿐인 존재들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이 아주 작은 것이라도 하나님 앞에 드리면 그분이 귀하게 쓰실 것입니다. 왜냐 하면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자녀들에게 그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이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들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놀랍고 신비한 계획과 섭리가 있다는 사실을 믿게 해야 합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 조금 영리하다고 해서 자만할 것이 아닙니다. 또 어릴 때 좀 모자란다고 해서 낙심하고 포기할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자녀들이 어떤 모습이든지 하나님의 자녀들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고 또 가르쳐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자녀들에게 무엇을 선물로 주라고 하십니까? 많은 재산입니까? 많은 지식입니까? 아닙니다! 믿음입니다. 그렇습니다! 올바른 믿음이 가장 위대한 유산입니다. 믿음은 힘과 능력입니다. 믿음은 또한 생명입니다. 주님을 믿는 믿음 그 자체가 자녀들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귀한 복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온 가족 모두가 그 믿음대로 살아감으로 말미암아 하늘의 신령한 은혜가 넘치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출처/강석공목사 설교자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