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1장 15∼17절

하와이 제도에 몰로카이라는 섬이 있습니다. 원래 이 섬은 우리나라 소록도처럼 한센병자들만 모여 살던 곳인데 다미엔이라는 벨기에 신부가 찾아와서 선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한센병자들은 “당신은 지금 건강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으며 살라고 하지만 만약 우리처럼 온몸이 썩어간다면 당신도 아마 하나님을 저주하고 원망할 것”이라며 비웃었습니다. 다미엔 신부는 고민했습니다. 정말 내가 이들처럼 몸이 썩어가더라도 하나님을 찬양하며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깊이 묵상하며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게도 한센병을 주셔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해주소서.” 얼마 후 다미엔은 한센병에 걸렸습니다. 참담한 한센병자의 모습으로 다미엔 신부는 이렇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저도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이제 여러분도 저를 사랑하시고 받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의 설교를 듣는 순간 그 자리에 모였던 모든 사람들이 서로 끌어안고 통회 자복하며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다미엔 신부와 같은 사랑을 가진 자만이 상대방을 향해서 “당신도 나를 사랑하십니까”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주님을 배신하고 디베랴 바닷가로 돌아가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베드로를 찾아가셔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은 사랑없이는 던질 수 없는 질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상대방을 향해서 “당신도 나를 사랑합니까”라고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는 주님의 세 가지 음성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내가 너를 이만큼, 십자가의 사랑으로 죽기까지 사랑했다”는 주님의 사랑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십자가의 사랑으로 변함없이 저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또한 변함없이 사랑을 고백하고 계십니다. 이런 주님의 음성이 바로 복음입니다.

둘째, 이런 사랑의 고백을 왜 우리 주님께서는 세 번이나 하셨을까요? 거기에는 과거 세 차례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한 베드로의 죄의식을 치유해주시기 위한 주님의 자상한 미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주님의 용서와 사랑을 확신하는 자만이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입니다.

셋째, 주님의 사랑을 확신시키고 사랑의 고백을 들으신 주님께서는 사랑을 고백하는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주님의 일을 하라”는 뜻입니다. 주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자는 주의 일을 해야 합니다. 예배 드리고 헌금하며 봉사하는 것들이 바로 주님을 사랑하는 증거입니다.

출처 /채수용 목사 설교 중에서


* 콜슨영스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11-03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