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목사(생명의전화 사이버상담위원장)  

2. 스키너학파의 상담이론

전문가적 지식의 상담방법의 범주에 속한 또 다른 방법으로는 경험적 과학지식을 사용하는 행동주의(behaviorism)를 따르는 스키너가 있다.

(1) 스키너의 이론
스키너(B. F. Skinner)에 의하면 지금은 심리학에서의 신화를 추방할 때이며, 신화적 개념들 즉 정신, 태도, 자유 그리고 위엄 등과 같은 개념들이 발전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참다운 과학적 분석은 인간이 관찰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행동 자체라고 한다.
행동주의 심리학의 전반에 걸친 견해에 의하면, 모든 생물체의 행동은 파브로프(I. P. Pavlov)와 스키너의 동작 조건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스키너가 함 속에 있는 쥐를 실험하는 것은 지극히 간단한 일이었다. 이 실험은 ''스키너 함''(skinner box)이라고 불려지고 있다. 함 속의 쥐가 발판을 누를 때마다 음식물을 주면 쥐는 계속 발판을 누르는 동작을 하고, 음식 주는 것을 끝내면 발판 누르는 동작도 점점 사라진다. 이 때, 음식은 쥐의 발판 누르는 동작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증강물''이 되고 음식을 통해 발판 누르는 횟수의 빈도가 높아지는 사실은 ''증강''이 된다.
파브로프와 스키너의 경우에 있어서 증강물(음식)이 동물의 반응이나 동작을 강화시키는 것은 같다. 그러나 파브로프의 경우는 반드시 증강물이 자극(종소리)과 동반해야 하는 반면에, 스키너의 경우는 동물의 우선된 동작 뒤에 그의 결과로 증강물이 따라오게 된 것이 다르다.
우리에게 어떤 두려운 일이 생겼을 때에 우리가 몸을 움추리는 행동을 취하는 것은 파브로프의 반응조건에 해당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테니스, 자전거 타기의 행동체계는 스키너의 동작조건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의 예라고 말할 수 있다.
스키너의 이론에 의하면 환경이야말로 우리 행동 자체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키너의 이론에 입각하여 ''행동치료'' 혹은 ''행동개조''라는 기술이 발전되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사람들의 행동 뒤에는 그렇게 행동하게 하는 이유와 동기, 어떤 의도 같은 것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유의지나 자율성이라는 것이 있어서 자기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행동은 사람의 속에서 기인하는 것이요 사람의 밖에서 기인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스키너 등은 모든 행동의 요인은 행동체 속이 아니라 행동체 밖의 환경에서 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점이 바로 행동주의가 야기시킨 논란의 초점이요 대목이다. 이것이 1971년 스키너가 쓴 「자유와 위엄을 넘어서」라는 저서의 요지이다.
스키너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생활행동 전반은 직접이든 간접이든 어떤 통제 형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상적인 행동체계를 낳도록 우리의 환경을 설계하고 조절할 수 있다면 지상에 유토피아까지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키너가 보는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며 단지 전적인 집합존재에 불과하다. 인간은 유전학적 구조와 화학적 상태를 포함한 자연과 외부환경 세력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인간은 개인으로부터 환경에 이르기까지 개인적 책임이 없다고 본다.
스키너는 인간을 하나의 동물로 생각하며 존재에 있어서 고등동물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의 주요 관심은 개인보다는 무리이다. 인간은 환경에 의해 조성되며 환경에 의존적이다.
인간의 문제에 대한 스키너의 해결은 잘못된 행동에 관계된 모든 사건들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그 자료에 근거해서 내담자의 반응을 다시 계획하여 환경적 사건들을 다시 나열하는 것이다. 이것은 보상과 징계의 조절을 통해 실시된다. 그리고 이것은 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전문가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2) 아담스에게 끼친 영향
아담스는 그의 저서 「크리스천 상담자의 편람」에서 스키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스키너를 포함한 행동주의자들은 번번히 책임의 개념을 부인한다. 스키너는 인간은 다만 동물이며, 그는 복합 동물일 뿐이지 그 동물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믿고 있다. 인간에게는 가치나 위엄이란 것들이 없다. 모든 것은 행동에서 온다. 대조적으로 성경적 행동개념은 보다 제한적이다."
스키너에게도 불충분하게 반영된 진리의 요소가 있다. 환경이 중요하다는 진리이다. 즉 환경은 인간에게 큰 영향을 끼치며 환경의 변화를 시켜 주는 것이 상담에 유익하다. 그리고 보상과 징계의 개념들은 성경적 개념과 일치한다. 성경에는 보상과 징계의 능력에 의존하는 충고와 율법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스키너의 관점이 성경적이라는 것이 아니다. 창조된 존재로서의 인간은 환경적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성에서 유지되는 가치 있는 존재인 것이다.
프로이드에서와 같이 여기서도 불충분한 진리의 요소는 발견되나 아담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곤란하다.


3. 로저스학파의 상담이론

로저스의 상담이론은 일반적 지식의 상담방법의 두 가지 중 하나에 속한다. 상담자에게 전문적 훈련을 요구하는 프로이드나 스키너와는 달리 로저스는 전문가의 불필요성을 말하는 관계로 수많은 목회자에게 영향을 준다. 그것은 단순하며 배우기 쉽고 위험이 적고 그리고 즉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 로저스의 이론
로저스의 상담심리학은 독특한 자아이론을 발전시킨 것이다. 그는 자아상에 대하여 셋으로 구분하였는데, 첫째는 자기 자신의 자아상과 둘째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보는 자아상, 셋째는 다른 사람이 보는 자아의 구조와 모순 대립되는 자아상이다.
로저스는 자기가 보는 이상적 개념과 실제적 자아개념의 차이가 크면 실생활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았다. 그는 둘째와 셋째 부분의 자아상을 첫째에 흡수하여 자아를 재구성해야 된다고 보았다. 그는 자아변화(self-change)에 대해 강조했다.
로저스는 기본적인 가설을 다음과 같이 세우고 있다. 즉 효과적인 상담은 명확하게 구성된 수용적 관계에 있어서 내담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하고 새로운 방향을 향해서 적극적으로 걸어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제는 완전히 자유주의적이고 인본주의적 사상, 즉 인간의 문제는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비지시적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자원을 소유하고 있는데 단순히 잠재력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상은 결과적으로 인간은 악하지 않고 선하다고 보게 만드는 것이다.
로저스의 상담과정에는 감정의 해소, 통찰의 달성, 그리고 종결단계의 세 단계가 있다.
감정의 해소 단계에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내담자는 자기의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된다. 통찰과 자기 이해에서 진보가 되면 자신이 생기고 종결단계에 이른다.
클라인벨(Howard Clinebell)은 그의 저서 「목회상담의 기초 형태」에서 로저스의 이론을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내담자 중심적 방법은 현대 목회상담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로저스의 방법은 단단한 기초가 되긴 했지만 상담에 있어서 충분한 접근을 이루지는 못했다. 상담자는 반드시 개인 중심적(person-centered)으로 치중해야 하지만, 방법론에 있어서 이 ''개인 중심적''은 ''내담자 중심적'' 이라는 말과 동의어는 아니다.

결국 로저스의 이론은 다음과 같이 성경과 대치되는 일면을 가지고 있다. 즉 사람의 내면은 원래 선한 데 부패가 밖으로부터 들어왔다. 그래서 사람이 억압이나 구속에서 자유롭게 되면 개인의 만족과 사회의 조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의 접근방법에서 기본적인 오류는 선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성경말씀을 간과한 데 있다.

(2)아담스에게 끼친 영향
아담스는 모러의 저서 「정신의학과 종교의 위기」(The Crisis in Psychiatry and Religion)와 「새로운 집단치료」(The New Group Therapy)라는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아담스는 1965년 여름 일리노이 주립 정신병원에서 모러와 같이 활동을 하였다.
이 때의 경험이 아담스에게 변화를 일으켜 주었는데 모러의 정신의학에 대한 태도가 아담스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다.


4. 크랩 모델(통합그룹)

크랩(Lawrence J. Crabb)은 성경의 진리와 심리학을 기초로 해서 통합적인 성경적 상담이론을 제시한 적이 있다.
통합적 견해는 죄와 구원에 대한 성경의 메시지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창조세계를 지키고 다스리라 하신 문화적 지상명령(cultural mandate)도 함께 강조한다.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 자신들을 포함한 그의 피조물에 대해 배워야 할 의무가 부여된 것이다. 지혜로운 상담자는 하나님의 섭리, 통치, 그리고 자연에 나타난 일반계시와 구원의 복음을 강조한다.
통합적 견해는 모든 인간의 문제가 죄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본다. 하나님에게 반항한 최초의 범죄로 모든 인간의 기능은 잘못되기 시작했다. 모든 건강치 못한 증세는 그것이 육체적 열정이나 감성적인 것이거나 간에 그 뿌리가 죄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창 2:18)라고 말씀하신다. 아담은 내적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사람과의 사교와 사귐이 필요했었다. 하와는 아담의 동반자로서 인간의 행복과 만족은 관계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타락 이후 그들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는 한편 하나님과의 관계는 크게 손상되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나무 사이에 숨었다. 로마서 1장 18절은 창세기 3장의 광경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의 모든 경건치 않음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 좇아 나타나나니." 바울은 오늘날 우리에게 제기되는 문제가 바로 죄에 있다고 지적한다.
상담을 하는 데 있어서 심리학자들은 단순한 문제를 때때로 복잡하게 만드는가 하면 그리스도인은 그와 반대로 참으로 복잡한 문제를 너무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그 어느 쪽도 성경말씀과 일치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바울은 변화되는 것이 느낌이나 환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에서 온다고 가르친다. 느낌이나 행위는 소신을 보여 줄 뿐이다. 느낌이나 행위가 죄에 물들면 소신 또한 잘못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신분을 지키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과 잘못된 행위와 사고를 고치지 못하는 것은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의 책임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어떠한 유혹이나 시련이 있는 상황에 있더라도 믿음으로 능히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례이든지 간에 잘못된 행위와 사고에는 죄에 물든 욕구가 있다. 변화된 마음이란 느낌과 행위, 그리고 온갖 잘못된 것을 고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능력은 능히 우리들의 약함을 온전하게 하는 데 충분하다(고후 12:9).

어떻게 상담자가 내담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그 변화과정을 크랩(L. J. Crabb, Jr)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카운슬링 단계〉




1단계:격려에 의한 상담
모든 상담자는 어떻게 민감해야 하며, 어떻게 경청하며 그리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돌봄을 하는지를 훈련받아야 한다.
2단계:권고에 의한 상담
성숙된 상담자들이 성령의 원리를 가지고 연약한 내담자들을 돕고 훈련시킬 수 있다.
3단계:계몽에 의한 상담
소수의 능력 있는 그리스도인을 택하여 6개월간 혹은 1년간을 집중적으로 상담훈련을 시켜서 격려와 권고의 수준에서 변화되지 않은 내담자들을 돕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마음의 변화를 강조한 크랩의 모델은 성경적인 방법이다. 인간은 마음의 변화를 받았을 때 반드시 새 변화의 역사가 나타난다. 크랩의 모델은 이와 같은 새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기 위한 하나의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