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환교수 (한남대학교 기독교학과 기독교상담전공) 2003.09.29 조회 : 314  

칭찬은 상담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상담의 과정을, 주로 내담자의 약점을 찾아서 수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있으면,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의 약점을 찾아내는 통찰과 그것을 내담자가 수용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설득입니다. 물론 이러한 통찰과 설득의 능력이 상담자에게 필요합니다.

형사 법정에서 한 피고를 무려 일곱 번째 재판하게 된 판사가 있었다.
"쯧쯧, 자네 또 만났군. 피고는 날 보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내가 지방법원 판사로 있으면서 오늘까지 피고를 만난 게 벌써 일곱 번째야. 너무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판사의 이야기를 듣던 피고 왈.
"판사님도 참 이상한 분이네요. 판사님이 승진하지 못한 게 왜 제 탓입니까요?"

이 유머에서, 판사는 피고에게 자신의 잘못을 통찰하도록 설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판사와 피고 사이에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왜 설득하지 못했을까? 서로의 약점을 비판하는 의견만을 서로 교환하기 때문입니다. 피고도 자신의 약점을 지적하는 판사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대화에서, 우리는 자신의 약점을 지적하는 것을 참지 않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약점을 지적하는 것에 반발하는 태도는, 우리의 전통적 가치와 어긋나기 때문에, 무례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가치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도 우리의 죄를 지적하고 수정하는 것을 권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점점 더 우리는 자신의 약점을 지적 받는 것보다 장점을 칭찬 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약점을 지적 당하는 것을 감당할 심리적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개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칭찬만을 좋아하는 개인들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면, 상담자의 다음의 질문에 더 관심을 둡니다. "칭찬만을 좋아하는 개인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내담자를 변화시키고, 심지어 상담자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칭찬은 어떻게 가능할까?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분이 남을 칭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칭찬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 자세는, 완벽주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완벽주의를 갖고 있는 상담자, 교사, 및 부모는 내담자, 학생, 및 자녀를 칭찬할 수 없습니다. 자신에 대한 높은 기대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은 훌륭한 인품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가 현실성을 잃어버리면, 완벽주의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완벽주의적 태도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동기가 될 수 있지만, 좌절로 이끄는 옥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쉽게 타인의 약점을 지적하게 됩니다. 즉, 타인의 성장을 위해 비난을 던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 결과로, 타인을 좌절시키거나 분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댁의 개 좀 곁에 붙잡아 둘 수 없겠어요?" 어떤 남성이 버스 안에서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여성을 보고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쏘아붙였다. "내 구두 속에 벼룩이 들어간 것 같아요." 그 말을 듣고 그 여성이 개에게 말했다. "메리. 이리 와. 저 남자한테 벼룩이 있대."

이 남성이 던지는 비난의 말은 여성의 반성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성은 분노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완벽주의를 포기하면, 조그만 변화를 예민하게 지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담자, 학생, 및 자녀의 조그만 변화에 대해 칭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행동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는 것은, 단순히 내담자, 학생, 및 자녀의 행동 수준을 저하시킬 뿐이고, 그들에게 변화해야 할 방향이나 행동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조그만 변화를 칭찬함으로써, 목표로 지향하는 구체적 행동이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학교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완벽주의를 포기하면, 학교에 가지 않는 학생도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학생이 학교에 가는 일도 당연한 일이 아니라 행동의 목표가 됩니다. 학생이 성장하는 과정에 달성하는 주요한 발달과제라는 것을 이해하고, 학생에게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교 가기 싫다는 말도 하지 않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가는 너의 모습이 기쁘다"라고 칭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학생에게 학교에 다니는 행동을 구체적 목표로 제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잘못된 행동에도, 무조건 "잘했다! 잘했어!"라고 말하는 것은 칭찬이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비웃음이나 모욕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짓이 포함된 칭찬은 칭찬이 아닙니다. 칭찬할 행동을 찾지 못하면, 동기를 칭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신집중이 안돼요. 아무리 열심히 책을 읽으려고 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요."라고 말할 때, "잘했다"라는 반응은 비웃음이 됩니다. 오히려, "공부를 잘 하려고 노력하는구나"라고 긍정적 동기를 지적하는 것이 적절한 칭찬이 됩니다.
칭찬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 관심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 속한 존재로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하나씩만, 칭찬할 일을 찾고 칭찬하는 연습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가까운 분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자신을 칭찬하실 수 있습니다. 배우자를 칭찬하셔도 좋습니다. 자녀나 부모님을 칭찬하셔도 좋습니다. 친구나 선생님을 칭찬하셔도 좋습니다. 직장 상사나 부하를 칭찬하실 수도 있습니다.
오늘, 누구를 칭찬하시겠습니까? 결정하셨지요! 참 잘하셨습니다. 칭찬하기로 결심한 당신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칭찬을 한 마디 하셨다구요? 대단하십니다. 사람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것을 해내시다니,.. 정말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