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환교수 (한남대 기독교학과 기독교상담) 2003.10.23 조회 : 355  

영성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유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신앙,'' ''경건,'' 혹은 ''정신'' 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되는 경우에도 영성이라고 말합니다. ''현대정신'' 대신에 ''현대영성'', ''기독인의 경건'' 대신에 ''기독인의 영성''이라는 표현을 더 즐겨 사용합니다.
영성이 무엇일까? 이 질문을 우리의 상황에 더 적절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독인이 사용하는 영성은 무엇을 의미할까? 기독교에서, 영성은 육에 따라 사는 생활 혹은 육체적 성질과 대비되어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대비는 사도 바울에게서 분명히 나타납니다.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그들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롬 8:13-14). 이 때, 영성은 하나님의 영이 촉발하고 인도하는 생활을 의미합니다. 이 용어를 사용할 때, 경건성과 신비성을 색채를 갖고 있습니다. 현대에는, 영성이라는 말은 기독교, 심지어 종교의 영역을 벗어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극도로 발달한 합리주의에 대한 반대 혹은 대안으로 동양적 신비주의와 초월주의가 제시되면서, 영성이라는 용어는 세속 영역에서 확대되고 있습니다. 즉, 조작적 물질문명을 벗어난 초월적 경험, 정신세계, 혹은 자연스러운 무위성을 암시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 영성은 ''그리스도의 신비에의 개인적 참여'' 혹은 ''하나님과의 생생하고 살아있는 관계''입니다. 경험적 특성과 초월적 특성이 부각되어 있습니다.
기독교 영성이 상담과 어떻게 관련성을 갖고 있을까? 우선, 이것은 상당히 타당성을 갖고 있는 질문입니다. 그것은 기독교 영성이 개인의 경험에 관심을 두고 있고, 기독교 상담도 내담자 개인의 경험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 다, 개인의 경험, 경험적 변화, 변화의 방법론 등에 대한 관심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둘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기독교 영성을 ''긍정의 방법(cataphatic)''과 ''부정의 방법(apophatic)''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긍정의 방법''은 우리가 하나님의 성품을 알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닮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합니다. 집중력과 불과 같은 열정이 이 방법의 특징입니다. ''부정의 방법''은 우리가 하나님을 알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 우리에게 관심을 돌립니다. 우리에게서, 하나님에게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려고 합니다. 정결함과 개방성이 이 방법의 특징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에게 가장 가까이 가는 방법을 수동적 태도에서 찾습니다.

다음의 사례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30대의 여성이 체중 때문에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다이어트를 시도했습니다. 황제 다이어트, 풍선 다이어트...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자신의 습관을 자세히 적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간식을 먹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냉장고 문에, 날씬한 미인의 수영복 사진을 붙였습니다. 출출해서 냉장고에 무심코 갔다가, 그 사진을 보고 참았습니다. 냉수만 마셨습니다. 효과가 있었습니다. 일 개월만에 5kg이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남편이 냉장고 앞에 자꾸 얼씬거리더니, 한 달만에 5kg이 늘었습니다.

이 여성이 갖고 싶은 몸매를 사진으로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이 ''긍정의 방법''입니다. 우리가 닮으려고 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자세히 제시해줍니다. 그리고 이 모습 때문에, 우리는 힘을 얻게 됩니다. 열심을 갖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남편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우리 욕망의 대상이 될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왜곡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독선과 욕망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우리의 욕망을 드러내어 인정하고 제거할 때, 우리는 하나님에게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부정의 방법''입니다.
상담에는 ''긍정의 방법''과 ''부정의 방법''이 섞여 있습니다. 20세기 초기와 중기의 상담, 목회상담운동에 나타나는 기독교 상담에는 ''부정의 방법''이 강했습니다. 모든 결정을 내담자에게 맡겼습니다. 이것은 개방성의 극치입니다. 그리고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보다, 내담자의 심리적 상처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만을 해결하면, 내담자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상담을 했습니다. 개인의 욕망을 제거하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현대에 올수록, ''긍정의 방법''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내담자가 갖추어야 하는 인간관계의 기술, 대화의 기술, 갈등해결의 기술 등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그것을 습득하도록 격려하고 인도합니다. 내담자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으로 상담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에 초점을 두지 않고, 내담자가 지향하는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그것을 달성하도록 격려합니다. 이것은 ''긍정의 방법''입니다. 기독교 상담에서 ''긍정의 방법''이 다시 발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