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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병법은 손자, 오자, 사마법, 위료자, 육도, 삼략, 이위공문대 등 병법 칠서로 집약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 1941 중일 전쟁 중 섬서성 빈주 고서점에서 필사본으로 발견되어 널리 알려진 秘本兵法 三十六計가 있습니다.
이 비본병법 삼십육계는 제1계만천과해, 제2계 위위구조, 제3계 차도살인...이렇게 나가다가 제34계 고육계, 제35계 연환계 그리고 맨 마지막 제36계가 走爲上으로 그 뜻은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가끔 "이런 때는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야!" 하는 소리를 하는데 이 말은 바로 비본병법 제36계에서 나온 말입니다.
비본병법 제36계 走爲上은 도망하는 것을 상책으로 한다는 뜻입니다. 적의 병력이 압도적으로 커서 싸워 이길 수 없다면 항복, 화해, 도망 치는 세가지 길뿐입니다. 이 경우 항복하는 것은 완전히 패배하는 것이고, 화해하는 것은 반쯤 패하는 것이고, 도망치는 것은 아직 패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직 패하지 않았다면 언젠가 승리로 전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싸움에서 도망하는 것이 최상은 아닙니다. 오히려 도망치고 물러나는 것은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大局의 전세를 무시하고, 눈앞에 局地戰에 사로잡혀 기책과 묘책을 도모하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짓입니다. 대국적으로 보아 전세가 불리하다면, 미련 없이 물러서는 것이 현명한 일이란 말입니다. 국지전의 小策을 농하기보다는 속히 도망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입니다.
나갈 줄만 알고, 물러갈 줄 모르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물러갈 줄만 알고 나갈 줄 모르는 것도 어리석음입니다. 나가고, 물러감의 때를 바로 포착하는 것이 지혜요, 병법의 요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도 그렇습니다. 가야 할 때 가지 못하고, 물러서야 할 때 물러설 줄 몰라서 낭패를 당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삼십육계 줄행랑은 무슨 일이건 도망치는 것이 상수라는 뜻이 아닙니다. 물러날 때는 과감하게 물러날 줄 아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질풍노도와 같이 나갈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는 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