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10
작년 여름 가족과 함께 호주 여행을 다녀온적이 있다. 그곳에서 나는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그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들의 태도였다. 그러한 정신은 눈에 잘 보이는 곳에서도 보이지 않은 곳에서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는 공원이 아주 많은데 공원마다 바비큐를 해먹을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 갈 때마다 전에 온 사람이 음식을 먹었던 흔적이 남아있거나 지저분한 것을 본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모두 자기가 먹은 자리는 깨끗이 치우고 남이 치우지 않은 것까지도 다음 사람을 위해서 치우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다. 시드니와 캔버라를 잇는 긴 고속도로 중간에 있는 누구하나 손볼 사람이 없을 것 같은 화장실도 너무나 깨끗했고 화장지도 10개나 걸려 있었다. 얼핏 생각하면 참 사소한 일인 듯싶으나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지만)은 혼자 쓰는 것은 잘 간수하고 깨끗하게 관리하지만 함께 쓰는 것은 아끼지 않고 마구 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공중 화장실' , '공중 전화', '공중 도덕' 이런 것을 생각하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호주인들은 기독교적 정신으로 산다고 한다. 비록 교회에 출석하는 기독교인이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역사적 배경이 기독교적이기 때문에 그러한 삶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이라 자부하는 우리의 모습은? 나는 자신 있다고 당당히 나설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제 이런 생활 속의 작은 실천에서부터 기독교인들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보지 않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