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10
눈은 한 가련한 거지를 보여주지만, 신앙은 그 안의 예수를 보여준다. 귀는 모욕과 박해의 소리를 들려주지만, 신앙은 기뻐하고 춤추라는 노래를 읊조린다. 피부는 얻어맞은 돌의 아픔만을 느끼게 하지만, 신앙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무언가 아픔을 느끼게 된 것을 기뻐하라고 말해준다. 혀는 누룩 없는 빵을 맛보게 하지만, 신앙은 사람이면서 하나님이신 주님의 몸과 영(靈)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코는 향기를 맡게 하지만, 신앙은 참된 향기는 모든 성인의 단식과 절제임을 가르쳐 준다.
오관은 피조물의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그러나 신앙은 창조되지 않은 분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피조물의 아름다움이란 한낱 허무요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 김수환 / 도서출판 사람과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