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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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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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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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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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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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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향 기
정호승님 아홉번째 시집 포옹 중에서
내 무거운 짐들이 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버리고 싶었으나 결코 버려지지 않는
결국은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질질 끌고 온
아무리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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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는 물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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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는 물**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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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목이 메인다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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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1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헤진 추억만으로 한 세월 견뎌 왔느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고도 묻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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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다 -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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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햇살이 깊숙이 파고드는 오후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하늘에 구름 한 점 그림처럼 떠 있다
세월이 어찌나 빠르게 흐르는지 살아가면 갈수록 손에 잡히는 것보다 놓아주어야 하는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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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다하다 - 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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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다하다 은행나무 가로수 한 그루가 죽었다. 죽는 데 꼬박 삼년이나 걸렸다. 삼년 전 봄에 집 앞 소방도로를 넓힐 때 포클레인으로 마구 찍어 옮겨심을 때 밑둥치 두 뼘가량 뼈가 드러나는 손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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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첫사랑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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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첫사랑 김선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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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을 걷는 법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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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을 걷는 법 / 이정하 그대여, 그립다는 말을 아십니까. 그 눈물겨운 흔들림을 아십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집 밖을 나섰습니다. 마땅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걷기라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함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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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따뜻한 가슴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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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꽃 한 송이의 사랑을 피워도 낙엽처럼 쓸쓸할 때가 있고 그 사랑으로 행복을 노래해도 노을 한 자락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의 삶과 사랑이 고독해서 하얗게 잊고도 싶지만 생각만 분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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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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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 지 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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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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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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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란 말입니까 이 지독한 그리움을 - 이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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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란 말입니까 이 지독한 그리움을 약속뿐인 허공 같은 당신을 빈 가슴에 채우기에 인생은 너무 짧은 길입니다 당신이 먼저 나에게로 오지 않고서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나의 삶 오늘 하루만이라도 네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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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날 -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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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나는 어떻게 울음을 그쳤는지 모른다 나는 미쳐있었고 나에게 놀라움마저 느끼고 있었다 내 몸 어디에 이렇게 많은 눈물을 저장하고 있었는지, 있다면 가스밸브 잠그듯 그만 잠그고 싶었다
어쩌면 신생아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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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그리움인지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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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그리움인지 / 이 정하 걷는다는 것이 우리의 사랑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마는 그대가 그리우면 난 집 밖을 나섭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난 그대 생각을 안고 새벽길을 걷습니다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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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위한 의자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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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위한 의자 /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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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그리고 고독 - 이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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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그리고 고독/이생진
어디 가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섬에 간다고 하면 왜 가느냐고 한다 고독해서 간다고 하면 섬은 더 고독할 텐데 한다.
옳은 말이다. 섬에 가면 더 고독하다 그러나 그 고독이 내게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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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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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5 / 이정하 나는 늘 혼자서 떠났다. 누군들 혼자가 아니랴만 내가 막상 필요로 할 때 그대는 없었다. 그랬다, 삶이라는 건 조금씩 조금씩 외로움에 친숙해진다는 것. 그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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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계단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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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계단/이외수 만약 그대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어깨 위에 소리없이 내려앉는 한 점 먼지에게까지도 지대한 관심을 부여하라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하찮은 요소까지도 지대한 관심의 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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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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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 숲 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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