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사베교회는 아주 우연히, 그리고 자연의 섭리로 그곳에 교회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랄로교회가 한참 성장하여 갈 무렵 나는 미국 L.A.에서 의료품, 의류, 쌀, 라면, 등을 밴에 가득 싣고 멕시코로 떠났습니다. 보통 3일 동안 주야로 달려야 멕시코시티 부근까지 갈 수 있습니다.

잠은 졸음이 올 때 마다 차안에서 조금씩 눈을 붙입니다. 랄로교회가 멕시코시티에서 남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기 때문에 항상 랄로교회를 선교 본부로 정하고 그 곳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식사 문제는 저는 무엇이든지 조금만 먹으면 식사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조금도 불편하지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 세 번 감자, 고구마, 바나나, 당근, 양파, 망고, 선인장 등으로 생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식품은 멕시코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기 때문에 식사 문제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생활을 오랫동안 계속해서 인지 얼마 전 병원에서 종합검사를 하면서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의사도 깜짝 놀랐다 합니다. 위와 대장이 어린아이와 같다고 하면서 저의 신체 나이가 30대 초반이라 하더군요. 100세 까지는 충분히 건강하게 활동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글쎄요 저는 내일 주님 앞에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다시 구아사베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때는 아마 미국을 떠난 지 이틀이 지났을 무렵 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홍수로 인해서 길이 끊어져 더 이상 갈 수가 없었습니다. 물이 빠지고 길이 복구 되려면 며칠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홍수로 가장 피해가 큰 마을을 찾아 가기로 했습니다.

내가 찾아간 마을은 구아사베라는 마을 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이 살고 있는 움막집도 그렇고 우리가 보기에는 쓸 만한 물건이 없을 것 같지만 그들에게는 생활의 필수품들이기 때문에 홍수로 휩쓸려 가버렸으니 모두가 아쉽기만 했습니다.

홍수로 지붕 위까지 물이 차서 모든 가축은 몰살 하였고, 각 가정마다 무엇 하나 쓸 만한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디 한 곳이라도 구호의 손길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곳의 주민들은 대부분 간신히 물속에서 살아났지만 모두 허탈감에 빠져 있었고, 그리고 모두 온 몸이 상처투성이였고, 두통 등 몸살로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들을 치료하였고, 그들에게 필요한 약을 나누어 주었으며, 싣고 간 모든 물품을 모두 그곳에서 사용 하였습니다.

나는 그곳에 한 달가량 머물면서 그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내가 한국에서 온 의사로 알고 있었으며, 성모마리아께서 자기들을 구원하기 위해 보내셨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 곳은 물이 너무 귀했습니다.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는데 지금은 골짜기에서 새어 나오는 물은 겨우 식수로 충당하기도 어려울 때가 많았습니다. 일 년에 한 달간 정도는 집중적으로 비가 오고 그 다음부터는 열 달 이상 비가 오지 않으니 물 문제가 심각 했습니다.

산에는 한 달 동안 비가 올 때 무성하게 자란 풀이 소와 말 그리고 염소들의 양식이 되었습니다. 그곳의 가축들은 거의 방목을 하며, 마른 풀을 먹이로 하여 살아가며, 아침 이슬로 목을 축이고 있었습니다.

그곳 원주민들은 마른 땅에 옥수수 농사를 지어 주식으로 사용 했습니다. 그리고 선인장 잎들은 그들의 채소였습니다. 그리고 선인장 잎으로 술을 담아 먹었습니다. 그 술 이름은 데낄라 라고 했습니다.

나는 이곳에 무엇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이곳에 교회를 세우라는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기도 했습니다. 이곳에 교회를 세워 이들의 영혼들을 구원하게 해 달라고....

다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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