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기아대책 용인서부지역 이사회 정기모임을 상현동에 있는 W교회에서 마치고 그 교회 목사님의 안내로 풍덕천에 있는 「선 국 밥」이라는 음식점에서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다.

한우 소고기 국밥과 설렁탕을 주 메뉴로 하는 곳인데 실내에 들어서니 내부가 깔끔하게 꾸며져 있어 첫인상이 좋았다.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실내는 한산하였다.

우리 일행 여덟 명이 식사를 주문하니 내부가 훤히 보이는 주방 안에서 젊은 남자 주방장이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드디어 음식이 준비되자 주인인듯한 깜찍한 외모의 젊은 여성이 생글생글 미소를 띄며 식탁 위에 음식을 놓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그녀가 우리를 보고 묻는다. “모두 목사님들이신가 보죠?” 아마도 우리 외모에서 느꼈는지 아니면 우리끼리 대화하는 것을 들었는지 그렇게 묻는 것이었다.

“네, 모두 목사님들이에요” “아, 그러세요? 그러면 오늘 아침은 모두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순간 우리 일행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 동안 수십 년을 목회하면서도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일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전혀 모르는 성도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는게 처음인 것 같았다. 나는 일행을 대표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축복기도를 하였다. 식사를 맛있게 한 후 카운터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아니, 어떻게 목사님들을 대접할 생각을 했어요?” “예, 하나님께서 주신 것 같아요” 하며 입가에 수줍은 듯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느 교회를 다니는 성도인가 알아보니 분당에 있는 G교회를 다닌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교회를 다니는 모든 성도들이 이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이 일로 인해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시에 우리 교회에 이런 믿음과 마음을 가진 성도가 과연 있을까? 그리고 있다면 과연 몇이나 될까?- 부러움과 궁금함이 뒤섞이면서 좀 더 알아보니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부모님들의 선한 행실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부모님이 오래 전부터 갈빗집을 크게 운영하면서 목사님들에게는 항상 15% 정도를 할인해 주어 나도 그 전에 몇 번 가 보았는데 바로 그 집의 딸(며느리?)이 인근에 국밥집을 차렸는데 바로 그녀가 우리들에게 그런 멋진 믿음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하여간 나는 그 날 내내 기분이 좋았다. 국밥이래야 칠천원이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주의 종을 선대하는 아름다운 실천의 믿음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날따라 가을 하늘이 유난히 파랗게 보였다.

오! 주여

그녀와 그녀의 삶을 축복하소서

그리고

우리 성도들도 그렇게 하게 하옵소서 (주후 이천십이년 십일월 첫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