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선교를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생각하니 모든 게 꿈만 같았다. 한국을 출발한 비행기가 필리핀 상공에 도착하니 황톳물로 뒤덮힌 강들이 군데군데 마을들을 삼킨 채 하나로 흘러가는 모습이 보였다.

2주간 계속된 태풍과 홍수로 인해 마닐라 시내가 80%나 잠겼고 250만 명의 이재민과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들었지만 우리 선교팀은 예정대로 월요일 새벽에 교회를 출발했다.

한 번 결정한 선교 계획은 특별한 국가적 재난과 제지가 없으면 일정대로 진행해 왔기에 이번에도 출발한 것이었다.

피곤한 몸이지만 이번에도 강력하게 역사하실 성령님을 기대하며 마닐라에 도착하니 군데군데 수마가 훑고간 흔적은 있지만 다행히 비가 그쳐줘서 버스를 타고 전도 예정지역인 방가시난주의 울다네타로 출발하였다.

2대에 분승한 선교팀을 실은 버스는 일곱 시간을 달려 우리 일행을 목적지에 데려다 주었다. 다시 쏟아지기 시작하는 비는 선교 이틀째까지 계속 내렸지만 우리는 관계없이 예정대로 선교를 진행하였다.

어떤 날씨도 폭우도 우리의 선교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그 동안 이 선교를 현지에서 준비해온 홍 선교사는 ‘이 폭우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다. “홍 선교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몇 명이 모이든 그 건 이제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예요.

우리는 몇 명이 모이든지 그 영혼들을 사랑하여 최선을 다해 예수 그리스도 생명의 복음을 전하면 되는 거지요”- 하며 진행할 때 성령님께서는 그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약 4천여 명을 보내 주셨으며 그 다음 날, 우민간 지역의 전도 집회에도 또 4천여 명을 보내 주셔서 우리의 기우와 염려를 순식간에 불식시켜 주셨다.

원래 수용능력 2천명 정도의 체육관에 발디딜틈도 없이 배나 보내 주셔서 가득 채워지는 바람에 비가 오지 않았으면 그 뜨거운 열기 때문에 질식할 수도 있었으나 다행스럽게도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에어컨도 없는 그 곳에서 그런대로 집회를 마치게 된 것이 너무 큰 은혜였다.

삼일째, 로잘레스 체육관에서의 집회는 올 선교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6천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 들어오는 바람에 체육관의 붕괴를 염려한 관계자들에 의해 집회시간 이후에 출입문을 폐쇄하고 진행할 정도였다.

그리고 너무 너무 기쁜 것은 매 집회마다 수천 명씩 예수를 믿겠다고 결신하며 앞으로 나와 안수를 받는 강권적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선교에 참여한 선교대원들 모두가 너무 사랑스럽고 중보기도해주신 성도님들에게도 고마운 맘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 모든 영광을 오직 하나님께 돌린다.

오! 주여

이제 또 내년을 준비하겠나이다.

사용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나이다. (주후 이천십이년 팔월 셋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