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날씨가 유난히 변화무쌍 했던 것 같다. 잦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와 불규칙한 폭우와 집중호우는 마치 열대지방의 여름 우기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매년 7, 8월이면 정례적으로 갖는 행사이지만 만나는 사람도 조금씩 다르고 마음가짐도 새로워서 피곤한 줄 모르고 올해도 잘 치룬것 같았다.

아직 수지연합 부흥 대성회와 김해 행복한 마을 장애우들과의 마지막 캠프가 이번 주간 남아 있지만 지 지난주, 필리핀 선교가 끝나면서 어렵고 힘든 행사가 마무리 되어서 맘적으로 얼마나 홀가분 한지 모른다.

두 달동안 주중에는 얼굴을 거의 대하지 못하고 주말에만 교회에 있었더니 드디어 연세드신 권사님들이 ‘목사님, 얼굴 잊어 먹겠다’며 애정섞인 불만을 터트리신다.

그러나 어찌하랴, 일년내내 우리 교회에서 실시하는 여름행사만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많은 분들이 있으니 조금은 힘들고 어려워도 기쁘고 감사한 맘으로 감당 할 수 밖에.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희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이다.

이런 사역을 통해서 우리가 크리스챤이요 성도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고 나눔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여름행사 중 뭐니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필리핀 여름선교이다.

나는 이 행사를 통해 내가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요 또한 목회자라는 정체성을 확인하고 힘을 얻게 된다. 사실 한국에서 우리가 모이라고 한다고 해서 누가 필리핀처럼 수 천명씩 모이겠으며 또 내가 예수님을 믿으라고 한다고 해서 수 백 수천명씩 예수 믿겠다고 결신하며 강단 앞으로 나오겠는가.

이런 일은 한국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필리핀엔 하나님께서 구원하셔야 할 백성이 많고 선한 마음과 갈급한 심령들이 많기에 우리나라에선 도저히 불가능한 일들이 지금도 그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고 함께 한 모든 선교대원들이 공감하는 것이요 또한 많은 나눔의 행사에 수양관에서 열심히 자원하여 헌신했던 성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이제 조석으로 선선한 초가을 바람이 분다. 지금 당장은 우리 눈에 안 보여도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귀한 열매로 축복해 주시리라 믿으며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오! 주여

함께 애쓴 사랑스런 수지산성가족들을

이 가을에 축복해 주시옵소서.

(주후 이천십일년 팔월 넷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