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물 나옵니다, 목사님! 평창 수양관 지하수를 뚫는 현장을 지켜보며 애타하던 전장로로부터 휴대폰으로 문자가 전송 되었다.

지하 120m의 옥돌 사이에서 드디어 물이 발견된 것이었다. 지난 2000년, 수양관을 건축하면서 지하수를 뚫기 위해 업자들이 여러 군데를 시추하였으나 허연 석회암 가루만 뿜어져 나오고 물이 발견되지 않아 그 동안 계곡에 흐르는 생수를 식수로 사용하며 우여 곡절이 많았었다.

봄 여름 가을까지는 그런대로 물 걱정 없이 살았으나 겨울이 되면 수량도 적게 흐르고 또 물속에 묻은 호스가 어는 바람에 식수 공급이 중단되어 얼음을 깨고 호스를 녹이느라 애썼던 일 등, 11월 말부터, 이듬 해 5월 초순까지 이어지는 긴 겨울은 항상 긴장과 대기 상태였다.

만일 겨울철 물 공급이 중단되면 보일러도 가동되지 않아 권사님 세분은 그곳을 떠나실 수 밖에 없고 긴 겨울동안 그곳이 패쇄 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겨울철 물 공급은 너무 중요한 일이었다.

몇 년후, 하도 힘들어서 인근 지역 업자로 하여금 지하수 공사를 시켰으나 그때도 몇 군데를 시추해 보았지만 역시 물이 발견되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었다.

그렇게 기도했건만 이것만은 안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한 달 전에 생수사업 준비를 하는 이 집사로부터 자기네 물을 발견한 업자를 소개받고 그가 답사를 해 보더니 물이 있는 곳을 발견했다길래 마지막으로 지하수 시추 공사를 맡기게 된 것이었다.

그 업자는 신학교를 다니는 믿음의 형제로서 물이 있음을 자신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주 월요일에 시추를 하였으나 그렇게 자신하던 그곳에서 고가의 헤드만 땅 속에 묻고 제2의 장소로 옮겼으나 역시 그 곳도 실패하였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제3의 장소를 발견하더니 마침 노회중인 여러 목사님들에게 합심통성기도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아마, 본인도 걱정이 됐는지 '이제 여기마저 안 나오면 이 지역은 물이 없는 곳이므로 철수를 해야 합니다' 하는 것이었다.

이젠 내가 애타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저 업자 말대로 물이 없는 곳 일수도 있는데 만일 여러 목사님과 통성 합심기도 후에도 물이 안 나오면 이제 그 책임은 누가 질것인가-하는 염려가 순간 들었지만 이미 기도요청을 받았기에 피할 수 없어서 그 장소에서 여러 목사님과 통성으로 합심기도를 하게 된 것이었다.

이렇게 합심기도를 했으면 반드시 나온다고 선포를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 믿음이 없어진 것이었다. 옛날 평신도 시절과 신학생 그리고 개척교회 목사일 때만해도 정말 순수한 믿음의 사람이었는데 어느 새 나의 믿음이 변질된 것이었다.

이것이 타락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오! 주여

어쩌면 좋겠나이까?

이 타락한 종의 믿음을 죽은 시체를 향하여

일어나라고 명령하던 그 때 그 믿음으로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주후 이천십일년 시월 셋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