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기독교연합회 목사님들과 조찬 모임이 있어 죽전 대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앞으로 지나가는 마을버스 겉면에 걸린 어느 교회홍보광고물이 내 눈에 크게 보였다.

평소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광고물이 그날따라 내 눈과 마음속에 찔림이 되고 곧 이어 ‘교회는 교회다와야 한다’는 강한 외침이 내면 속에 울림이 되었다.

저 교회홍보광고의 목적이 무엇일까? 저 광고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전도효과가 있을까? 차라리 ‘예수를 믿으라’는 성경 구절이나 전도에 관한 내용을 실었다면 혹시 모를까 그냥 교회사진과 주소와 전화번호와 담임목사님의 이름을 선전하는 교회 홍보광고물은 과연 누구에게 알리기 위함일까?

나도 한때는 대로 뒤에 숨겨 보이지 않는 교회의 홍보를 위해 저런 방법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으나 돈이 많이 들것 같아서 그냥 흘려 보낸적이 있었다.

이십 여년전에 미국에서 들여온 교회 성장열풍에 따라 신학교마다 교회부흥성장학이라는 과목이 생겨나고 경제 원리를 이용한 교회부흥운동이 신성장동력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여기저기서 여러 가지 시스템과 이벤트를 통한 교회 성장 세미나가 열리고 또 이것을 주관하는 단체도 생기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가 각종 메스미디어를 통한 교회홍보전략이 각광을 받게 되고 실제로 각 기독교 방송 이용을 통해 급성장하는 교회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이러면서 교회가 상업화되기 시작하고 동시에 세속화가 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국내에 수천 수만명의 대형교회들이 생기긴 하였으나 오히려 국내 기독교인의 수는 줄어 들었으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인가. 결국 한국교회의부흥성장의 경제이론 도입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초래하였고 교회의 양극화로 인한 괴리감과 작은 규모 교회의 붕괴를 가져오게 하였다.

교회가 상품이 되면 안된다. 병원이나 호텔 그리고 음식점등을 알리는 광고와 같이 버스 옆면이나 지하철 광고판에 실려 있으면 안된다. 교회는 교회 다와야 한다.

예수님께서 핏 값으로 세우신 주님의 몸된 교회가 버스 광고에 매달려선 안된다. 우리는 교회 밖 사람들을 의식해야 한다. 교회 옆면에 실린 교회 홍보광고를 교회 밖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오 주여!

이것은 저를 향한 고백입니다.

미련스러워 보여도 교회를 교회답게 지키게 하소서.

(주후 이천십일년 사월 둘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