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산성교회를 개척한지 올해로 만 21년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목회자들에게는 안식년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6년을 시무하고 7년째 되는 해는 미국이나 해외선교지 등에서 휴식과 함께 단기 연수과정을 통해 재충전을 하기도 하고 다른교회의 부흥회나 세미나 등을 인도하는 기간을 갖기도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온전하게 이런 혜택(?)을 누리는 목회자들이 그리 많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목회를 하는분들은 안식년을 나눠서 일년에 한 두달씩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안식년이라는 휴식을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다. 안식년은 고사하고 지금까지 주일 강단을 지키지 못한 것이 성지 순례 하느라고 한번 그리고 미국 낙스 신학교와 조인트 프로그램으로 목회학 박사과정을 이수하느라 여름과 겨울 단기 집중교육을 위해 서너번 말고는 거의 주일을 교회안에서 성도들과 함께 지냈다.

이런 답답한 나의 모습을 보는 여러 지인들이 ‘황목사, 목회는 하나님이 하시는 거고 교회도 하나님이 지키시는 거야. 당신이 강단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교회가 어떻게 되지 않아’ - 하며 이제 소아시아 성지순례도 하고 동유럽과 북유럽도 한번 가보고 또 미국 집회도 다니면서 여유를 갖고 목회를 하라고 권면들을 한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나는 아직까지 이렇게 할수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이유는 단 하나이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양들에 대한 사랑이 좀 별나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교회 성도들을 사랑하지 않는 목회자가 어디 있으랴마는 나는 할수만 있으면 주일 강단은 내가 지키면서 함께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원하고 또 예배후엔 아픈 성도들과 상처입은 성도들을 안수해 주며 그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힘입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불신상태에서 구원받은 성도들이 많은 우리 교회의 특성상 담임 목회자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있지만 그래도 담임목사가 교회에 있으면 왠지 심적으로 푸근해 하는 성도들의 소박한 마음을 알기에 할수만 있으면 주일 강단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어쩌다 시골 교회 부흥회나 노회와 총회 행사등으로 주중에 교회를 비우고 돌아오면 만나는 성도마다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도 ‘어휴, 우리 목사님이 안계시니까 교회가 텅 빈것 같아요’ - 하면서 애교(?)섞인 푸념을 늘어 놓는데 이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럽고 고마울 수가 없다.

만일 내가 교회를 비우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으면 얼마나 큰일인가! 이번달부터 미국 시카코 방송에서 내 설교가 나간다고 하니 벌써부터 은-근히 성도들의 걱정섞인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 이거, 이러다가 우리 목사님 시카고 가시는것 아냐?

’ 오 주여!

저는 이런 성도들이 너무 귀하고 사랑스럽나이다. (주후 이천십일년 오월 첫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