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15년 전 쯤, 동생의 개척 목회를 돕기 위해 우리가족의 옷을 자주 사주던 누님이 아내를 위해 밍크코드를 선물 한 적이 있었다.

얼떨결에 밍크코드를 가지고 집으로 온 아내는 이것을 입을 것 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당시는 분당 매화마을의 상가 2층에서 목회를 할때 였으며 성도들의 가정형편도 그리 풍족하지 못할 때라 자신이 그런 비싸고 귀한 옷을 입는 것이 사모로서 굉장히 망설여지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당시 중 고등학교에 다니던 두 아들과 함께 가족회의를 하게 되었다. 지금 아내가 밍크코트를 입는 것에 대한 회의였는데 결과는 아직은 시기상조라서 안입는게 덕이 된다는 만장일치의 결론을 내게 되었고 서운해 하는 누님을 달래서 그 값에 맞는 코트 두벌로 바꿔서 오랜세월 입게 되엇다.

원래 아내는 치장을 하거나 꾸미는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기에 성도들이 어쩌다 선물한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 백화점엘 가도 주로 철지난 상품들을 싸게 잘 구입하여 자신에게 어울리도록 수선도 하고 코디를 잘 해서 남들의 눈에 쎈스있게(?)보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교회 어느 성도가 만나자고 해서 나갔는데 밍크코트 한 벌을 선물해 주더라는 것이었다. 과거 그 옷에 대한 경험도 있고 해서 극구 사양을 했지만 결국 그 성도의 호의를 감사함으로 받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민이 되는지 이런 옷을 입어도 괜찮겠냐며 내게 여러번 묻는 것이었다. 갑작스런 일에 나도 신중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고 조용히 하나님 앞에 묵상하며 또한 나의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으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제는 입어도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다는 결론을 내게 되었다.

나는 아내에게 이왕 입기로 결론을 내렸으니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부지런히 입으라고 하였다. 그런데 어제도 용기가 나지 않는지 그전에 입던 옷을 입고 심방에 나서는 것이었다.

‘여보, 그럼 이번 주일부터 입어요. 그리고 이옷을 선물한 성도를 위해 입고 벗을 때마다 축복기도를 해 주세요. 이제 당신 나이가 내년이면 육십이고 또 우리교회에 이 옷을 입고 다니는 성도들도 많이 있으니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입으세요. 알았지요?’

오 주여!

밍크코트로 인해 이렇게 고민하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선한 맘으로 선물한 성도를 축복해 주시옵소서.

(주후 이천십일년 일월 다섯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