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 잔 할 수 있고 가슴 한 아름 아득한 미소도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 번 덜 봐도 머리 한 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예쁘게 함박웃음을 웃을 수 있고 서로 겉모습 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이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쳐서 아! 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 마디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주고 주제넘은 내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씩은 저녁 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 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에 취해 세상에서 큰소리 칠 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 하는 가끔은 의외한 면이 있는 낭만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을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거기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 " 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