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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옛집..
 
우풍 찬바람에 창문 덜컹이는 추운 겨울 이거나
혹은, 툇마루 따스하게 뎁혀주는 햇살이
나른한 고양이의 등으로 내리는 봄날 같은 때면
어김없이 기억의 아지랑이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단편 이야기이다
 
엄마손에 들려 오던 간식과 긴 겨울밤은
토닥거리는 형제들의 발장난과 함께 익어갔고,
마당 한쪽 크고 작은 화분들은 투박하고 크게만 보였던
아빠의 손에 의해 신기한 자연 학습의 현장이 되었으며,
 
반들반들 낡았지만 윤나게 닦여졌던 문패는
도란도란 우리 가족의 행복의 증표처럼
비바람에도 끄덕없이 우리의 성장과 떠남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는 돌아갈수 없는 시간의 편린으로 자리를 하지만,
눈을 감으면 그 안에서의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로 인해 잊었던 시절이 그날의 꿈처럼 피어난다
 
기억이란 추억속에서 점점 멀어진다 하지만,
그리운 옛집은 이처럼 마음속에 각인 되어
세월의 잡초와 기억의 거미줄로 분명하게 남아 있는 듯 하다
 
 

 

이성원 - 과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