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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가시

 

- 박해옥 -

 

 

그리워 한다는 것은 슬픔인 줄 알지만
가끔은 삶의 사잇길에서
현실의 커튼을 내리고
잠깐씩 그대를 생각합니다

꿈은 커다랗고
밤하늘에 걸린 별처럼 따담기엔 아득했던 시절
내 청춘을 흔들어 깨워
차근차근 꽃잎을 펼치게 하던 그

세월은 총총 멀어져 갔어도
이 봄도 가시는 다시 돋아
다듬다 밀쳐둔 그리움이 만발입니다

겹게겹게 언덕을 넘다가
눈이 멀도록 꽃을 보고 있습니다
보잇한 안개 떼 속에서도
그대는 여전히 젊고 곱습니다

유리창 빛이 검검해지더니
삶이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안개는 걷히고 그대는 다시 떠났지만
가슴이 무너지도록 무너지도록
꽃만 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