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이 키우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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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 Celtis sinensis

 

김완하(1958~ )

 

새들의 가슴을 밟고

나뭇잎은 진다


허공의 벼랑을 타고

새들이 날아간 후,


또 하나의 허공이 열리고

그곳을 따라서

나뭇잎은 날아간다


허공을 열어보니

나뭇잎이 쌓여 있다


새들이 날아간 쪽으로

나뭇가지는,

창을 연다



 

갯내음 싣고 다가온 서풍이 차갑다. 철 지난 바닷가의 고즈넉한 산사에 우뚝 서 있는 할배나무의 가지 끝에서 나뭇잎이 떨어진다. 바람 따라 낙엽 따라 계절이 빠르게 흐른다. 나뭇잎 떨어진 자리로 허공이 열린다. 오두마니 남아 있던 나뭇잎이 허공에 사선을 긋고 낙하한다.

 

인적 드문 절집 마당에 낙엽이 쌓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파란 그리움의 창이 열린다. 방조제로 가로막힌 만경강 하구, 김제 망해사에서는 늙은 팽나무를 할배나무라고 부른다. 잎 떨어뜨리고 바다 쪽으로 할배나무가 연 허공의 창이 허허롭다.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

 


팽나무 (느릅나무과)


분포 : 저지대의 숲속에도 드물게 자라나 주로 인가 부근에 심거나 난다.


높이 20m, 흉고직경 1.2m까지 자라는 낙엽교목으로 줄기는 직립하며 수피는 회색 또는 회흑녹으로 작은 피목이 많다.

어린가지에는 갈색의 털이 밀생하고 뒷해에는 회갈색으로 되고 동아는 작고 편형하다.

잎은 호생하고 2열로 나며 광란형 또는 장타원형, 짧은 예침두 또는 예두 이며 기부는 좌우부동형의 넓은 쐐기형이고 잎의 상반부에 둔거치가 있다.

길이는 4~9Cm이고 기부에서 3개의 맥이 나온다.
측맥은 3~4쌍이고 표면 맥상이 오목하고 뒷면은 돌출하였다.
엽병은 길이 5~6mm이고 탁엽은 넓은 선형이며 길이 4~7mm로 곧 떨어진다. 

 

꽃은 4~5월에 피고 잡성화로 수꽃은 새로 난가지의 기부 엽액에서 나오는 취산화서에 달리고, 자성화는 새가지 윗부분에 1~3개씩 달린다.
자성화에는 4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고, 화주는 2개로 갈라진다.


핵과는 둥글며 지름 6~8mm, 과편은 7~9mm로 익으면 갈색 또는 넉갈색으로 된다.
가을에 붉은 끼가 도는 황색으로 콩알만한 크기로 익는다. 가운데에 단단한 핵이 있고 주위에 약간 달콤한 육질로 싸여 있어서 배고픈 시골아이들의 좋은 간식 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용도 : 정자목으로 부락마다 심어져 있고 목재는 가구재, 건축재 등으로 쓰이며 열매는 먹을수 있다.

♠ 신경질(히스테리)에는 팽나무 껍질 또는 열매 12 ~ 15g을 1회분으로 달여 5 ~ 6회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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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제공 YouTube : Steel Heart - She's Gone)